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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감賞 김희연 양

존경하는 정동훈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희연이예요 :) 이제 완연한 가을이 되고, 겨울이 다가오면서 밤낮으로 더욱 쌀쌀해지고 있는데 따뜻하게 입고 다니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고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저는 많은 힘든 시간을 견뎌내야 했고, 과정보다는 목표만을 보고 달려나가던 학생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벽에 부딪힐 때마다 제가 한 노력을 생각하며 과정에 대해 중요하게 여기기보다는 결과만을 보고, 저 자신을 자책하고 반성하는 일이 많았어요.

그런데 1학년 말에 제가 모르는 친구들이 저에 대해 뒷말을 하며, 마치 거짓을 사실인 양 말할 때 제 자존감은 바닥을 쳤던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이 저를 좋아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았고, 단지 원만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었던 제 소망이 너무 큰 바람이었나 싶기도 했어요. 누군가가 저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면서, 저는 사람을 대한다는 것이 무서워졌어요. 어렸을 때부터 ‘교사’라는 직업을 꿈꾸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사가 되고자 마음먹었는데 이 일 때문에 ‘교사가 되어서도 잘해낼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도 생겼어요.

그리고 2학년에 올라와서 선생님을 처음 뵙게 되었어요. 그때까지도 저는 1학년 때의 트라우마를 벗지 못했고, 1학년 때의 제가 그대로 남아 있었죠. 아이들의 의견에 늘 귀 기울여 주시며 어른의 눈높이가 아닌 저희의 눈높이에서 함께 대화하려고 노력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저 선생님은 내가 믿고 말해도 되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트라우마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때, 선생님은 제 마음을 다 아시는 것처럼 “희연아, 요즘에 힘든 일 있어? 많이 지쳐 보인다”라는 말을 해주셨죠. 제가 그렇다고 이야기하며 선생님께 상담을 신청했을 때도 선생님은 저를 먼저 생각해주시며 제가 원할 때 언제든지 들어주신다는 말씀을 하셨죠. 그 말 한마디가 제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몰라요. 상담해 주실 때도 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묵묵히 들은 뒤 조언을 해주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저분은 내 롤모델이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늘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선생님.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