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린이 놀이시설 ‘뽀로로파크’ 철거 작업 중 화재가 발생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사고로 어린이 보호를 위해 많이 쓰이는 완충재의 화재 취약성이 새삼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키즈카페는 대개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돼 있어 화재에 취약하지만 현행 소방법상 방염처리가 의무화돼 있지 않아 관할 행정기관에 유기기구 등 시설 안전점검 절차만 마치면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화재에 대비한 별도의 시설 관리 점검을 받지 않아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방법상 반드시 방염처리가 의무화된 건물은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이나 지상 11층 이상의 고층 건물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키즈카페는 상가나 저층 빌딩에 들어서 있다. 어린이 놀이시설이다 보니 아이들의 낙상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바닥에 스티로폼이나 고무 등 가연성 재질의 충격완화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방염처리기준 등 관련 설치규정이 정해져 있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어린이, 장애인, 노인 등 재난 약자들이 사용하는 공간에는 가연성 물질을 배제하고 불연재를 사용해야 하지만 현행법으로는 재난 약자가 사용하는 시설에 대한 세부 규정이 미비한 실정이다.

사실 키즈카페는 교육시설이 아니라 사업시설이다 보니 모든 규제를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현실에 맞는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키즈카페는 일반음식점이 아닌 어린이 시설로 지정해 안전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안전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번 화재사고 역시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실상 인재(人災)였던 만큼 이름만 키즈카페가 아니라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됐으면 한다.

이재복·고흥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