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보리 대북규탄 성명
‘중대 추가조치’ 합의 주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3일 북한의 ‘북극성-2’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한 규탄 언론성명에서 북한의 도발 시 ‘중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것은 향후 더 강력한 대북제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안보리의 ‘중대한 추가 조치’ 언급은 과거에 채택된 언론 성명에도 있었던 만큼 안보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구체적인 추가 제재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날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규정했다. 지난해 안보리는 북한에 대해서 2건의 결의안(2270호와 2321호)과 11건의 언론성명을 채택했지만 올해 들어서 대북 규탄성명이 채택되기는 처음이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북한의 모든 미사일 발사가 핵무기 운반 시스템을 향상시키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밝혔다. 2006년 이후 채택된 여섯 개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이어 안보리는 “북한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하면서 (필요하면) 중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안보리의 이 같은 경고는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이나 오는 3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전후해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및 핵 실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언론성명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는 점에서 북한의 주요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도 일단 반대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의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 언론성명을 논의하면서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에 대한 반대 표현을 포함시키자고 주장해 결국 채택을 무산시킨 바 있다.

안보리는 이날 한국과 미국, 일본의 공동요청에 따라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며 의장국인 우크라이나 측이 언론성명을 발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회의에 앞서 성명을 발표해 “북한 지도부는 국제사회의 의무를 완벽하게 이행하고 비핵화를 위한 길로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니키 헤일리 대사는 별도 성명에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