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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이득 모의한 녹취록 공개
高, 헌재 증인 출석 끝내 거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한때 최순실(61) 씨의 최측근이었다가 멀어진 고영태(41·사진) 씨가 자신의 측근들과 짜고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고 정부 예산을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씨 측 변호인은 고 씨가 최 씨를 이용하려 한 정황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씨는 9일 예정됐던 헌법재판소의 증인 신문에 불참했다.

10일 사정 당국 등에 따르면 검찰은 고 씨의 지인 컴퓨터에서 고 씨와 주변 인물 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는 지인 김 모 씨에게 “내게 제일 좋은 그림은 뭐냐면, 이렇게 틀을 딱딱 몇 개 짜놓은 다음에 빵 터져서 날아가면 이게 다 우리 거니까, 난 그 그림을 짜고 있는 거지…”라고 말했다. 뒤의 대화 맥락상 이는 자신이 K스포츠재단 사무부총장으로 들어가 재단을 장악하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10일 열린 최 씨와 그의 여조카 장시호(38) 씨, 김종(56) 전 문체부 2차관에 대한 2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덕주(70)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영재센터 후원금 지급이 늦어진 것과 관련해 이기우 GKL 대표가 모처로부터 대단한 압력을 받는 것처럼 느꼈고, 나중에 그 압력을 넣은 사람이 김 전 차관인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이던 GKL이 장시호 씨가 사무총장으로 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수억 원의 후원금을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며 “이기우 GKL 대표로부터 ‘위에서 영재센터를 지원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 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최 씨의 또다른 태블릿PC를 제출한 후 두 번째로 최 씨와 장 씨의 만남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도 둘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민병기·정철순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