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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최고치… 제약·에너지 기업 중심 인수·합병戰 가열

존슨앤존슨 등 세계적 기업
사상최대 인수합병에 나서
中 지난해 이어 ‘M&A굴기’
경기침체 유럽 매물 크게 늘어

지난 1월 26일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존슨(J&J)이 스위스의 바이오 벤처 기업인 악텔리온(Actelion)을 313억 달러(약 36조 원)에 인수했다. 악텔리온은 벤처로 분류되지만 매출 규모가 전 세계 40위권에 달한다. 이번 거래는 존슨앤존슨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됐다.

중국 CITIC그룹도 지난달 맥도날드 차이나 매니지먼트 지분을 21억 달러에 인수했다. 세계 최대 종합 화장품 회사인 프랑스의 로레알 역시 지난달에 캐나다 제약회사 밸리언트(Valeant)를 13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난해 주춤했던 글로벌 M&A가 올 들어 글로벌 제약과 에너지, 소비재 기업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9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M&A 규모는 올 1월 제약 등을 중심으로 22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월 기준으로 2000년 1월 4000억 달러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이다.

또 올 1월 M&A 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급증세를 보였던 2004∼2006년 중 1월 평균 약 2000억 달러를 12% 초과하는 수준이다. 연간 글로벌 M&A 규모는 2015년 4조3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유가 하락과 규제 강화 등으로 3조5000억 달러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자마자 M&A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기업들의 ‘M&A 굴기(굴起)’가 거세다. 지난 1월에 발표된 주요 M&A 거래의 인수 기업으로는 중국 기업이 5건, 78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프랑스(3건), 미국(2건), 영국(2건) 등의 순이었다. 대표적으로 중국 광산업체인 얀주콜마이닝이 지난달 호주의 콜앤얼라이드 인더스트리즈를 24억 달러에 인수했다. 특히 중국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에너지, 자원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글로벌 M&A의 또 다른 특징은 재정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유럽 기업들의 매물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피인수 기업은 유럽 지역이 6건, 385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미국(6건, 181억 달러), 캐나다(3건, 48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

황수영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그동안 저금리로 글로벌 유동성이 많이 늘어나면서 올해는 글로벌 M&A 사이클상 호황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기업들도 M&A를 통해 전략적 진출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