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간 연장 불승인 염두
우병우 직권남용 혐의 소환
최순실·삼성수사 보강 올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 기간 연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막바지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차 수사 기간은 오는 28일로 마무리된다. 특검팀은 처음부터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수사 밑그림을 그렸던 만큼 만약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더라도 애초 계획된 수사 방향을 수정할 필요 없이 밀고 나가면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현재 특검팀의 남은 수사 꼭지는 크게 세 갈래다. 우선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혐의 수사가 후반전 특검팀의 새로운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다만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및 청와대 추가 압수수색 시도 등 굵직한 현안이 예정된 이번 주에는 우 전 수석 소환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이르면 다음 주 초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부를 방침이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여왔기 때문에 청와대 전직 핵심 인사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되는 또 다른 사례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 입을 열게 하는 것도 특검팀의 남은 과제 항목에 올라 있다. 당초 특검팀은 그동안 소환 통보에 거듭 불응해온 최 씨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박 대통령과의 뇌물 수수 공범 혐의로 세 번째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로 데려올 방침이었으나, 지난 7일 오후 최 씨 측에서 “오는 9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왔다. 특검팀은 최근 최 씨의 측근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최 씨의 은닉 재산으로 보이는 수억 원의 수표 다발과 땅문서를 확보하는 등 전방위로 최 씨를 압박하고 있다.

삼성 뇌물 수사도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특검팀은 보강수사에 전력을 기울였다. 특히 지난달 26일 추가로 확보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 39권에서도 삼성 뇌물 의혹의 단서를 찾고 있는 특검팀은 조만간 안 전 수석을 재소환해 수첩에 적힌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확인할 예정이다. 안 전 수석 수첩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가 명확해질 경우 특검팀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미 드러난 수준의 혐의로는 무리하게 영장을 다시 청구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