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인천항에서 올해 처음 출항하려던 대형 크루즈선이 승객들을 탑승시키기도 전에 공해 상에서 뱃머리를 돌렸다. 해당 여행사는 출항 하루 전 운항 취소 사실을 승객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알리고 소식이 두절된 상태다. 이 여행사는 인천항에 이어 이달 부산과 여수에서 같은 크루즈선으로 여행객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져 여행자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항만공사는 7일 신국제여객터미널 임시 크루즈 부두에서 출항 예정이던 크루즈 ‘세레나호’(11만t급·사진)가 입항 취소 사실을 통보하고 공해 상에서 뱃머리를 돌렸다고 밝혔다. 세레나호는 중국 상하이(上海)에 법인 사무실을 둔 코스타 크루즈(Costs Cruises)가 운항하는 선박으로 최대 탑승객이 3780명(승무원 1100명 제외)에 달한다.

국내 여행객을 모집한 투어컴스 크루즈㈜는 2월 한 달간 세레나호를 임차해 중국 상하이항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항을 기항하는 6박7일 일정의 여행상품(180만 원 상당)을 판매했다. 인천에서는 모두 1900명의 여행객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즈 운항을 위해 2019년 준공 예정인 신국제여객터미널의 크루즈 부두를 이달 임시 개장한 인천항만공사는 여행사 측이 무리하게 여행객을 모집하다가 선사 측에 임차료 10억 원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사실을 파악했다. 투어컴스 측은 여행상품에 가입하면 1명을 더 태울 수 있는 ‘1+1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가 “인천항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를 통해 본격적인 해양관광 시대를 열었다”고 홍보했다가 피해를 키웠다는 사실이다. 인천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크루즈 모항을 통해 해양관광 메카로 태어난다”며 여행객 모집을 부추겼다. 인천항만공사도 공사 중인 크루즈 부두를 임시 개장해 첫 출항을 기념하는 별도의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었다.

문화일보는 투어컴스 크루즈와 코스타 크루즈 국내 법인 사무실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