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엎친데 덮친… 6일 11개월 만에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마을 진입로에서 방역 담당 공무원들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긴급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충북에 ‘이동중지명령’
위기경보, 관심→주의 격상
젖소 195마리 전부 殺처분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덮쳐 양계농가를 쑥대밭으로 만든 데 이어 1년여 만에 구제역까지 발생해 또다시 축산농가를 긴장케 하고 있다. 당국은 구제역 바이러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동중지명령을 충북지역 전체로 확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충북 보은에서 5일 접수된 구제역 의심 신고 젖소 사육농장을 정밀 검사한 결과 양성 판정이 내려졌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이날 오전 가축방역심의회를 개최해 충북 지역에 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해당 농장은 젖소 195마리를 사육하는 농가로, 농장주는 젖소 5마리의 유두에서 수포(水疱·물집)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충북 보은군청에 신고했다. 방역 당국은 이번에 발견된 구제역 바이러스는 총 7가지 유형 가운데 국내에서 예방백신 접종이 시행되고 있는 유형(소: O형+A형, 돼지:O형) 중 하나인 ‘혈청형 O형’ 타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는 한편, 이 농장에서 키우는 젖소 195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또 보은군에 있는 소, 돼지 등 우제류(偶蹄類·발굽이 짝수인 동물) 농가에서 사육 중인 5만5000마리에 대해 긴급 예방접종을 이날부터 실시할 방침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기존에 운영 중인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구제역·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통합 운영된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발생 농가가 우유를 생산하는 대규모 농가라는 점에서 평소 위생관리 등은 지켜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 과정에서 접종 주기를 지키지 않거나 접종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는 5일 역학조사에 들어갔으며, 기존 구제역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가 발생했는지 아니면 새롭게 유입됐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정부는 소 200만 마리, 돼지 1300만 마리 분의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