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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렴한 가격에 완성도 높은 뮤지컬

설 연휴 맞아 20~30% 할인… 패키지·수능생 대상 반값도
4인4색 매력의‘영웅’안중근… 오페라·발레까지 섞은 ‘팬텀’

800벌 화려한 의상의 ‘아이다’… 소름 돋는 가창력의 ‘보디가드’
재기발랄한 추리극 ‘경성특사’… 왈츠·룸바 활기 가득 ‘청춘…’

대체 휴일이 있지만, 어쩐지 주말을 끼고 있는 설 연휴가 짧게만 느껴진다. 이럴수록 촘촘하게, 알차게 보내는 게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시간도 개인에 따라 늘릴 수 있다. 기억의 밀도를 높이면,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진다. 설 연휴는 일 년 중 대형 뮤지컬의 표값이 가장 싼 때다. 보통 월요일엔 국내 극장이 전부 공연을 쉬지만, 설 연휴 마지막인 오는 30일엔 모두 문을 연다. 모처럼 문화생활도 즐기고 추억도 쌓자. 지난가을에 개막한 대형 뮤지컬과 설 연휴를 끼고 아주 잠시 공연되는 신선한 창작 뮤지컬도 있다. 심금을 울리는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탁월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여성들의 노래를 듣고 싶은지, 아니면 젊은이들의 재기발랄한 무대를 보고 싶은지. 심사숙고해서 고르자. 이것저것 다 보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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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고, 슬프고, 거침없는 ‘그 남자’…영웅 vs 팬텀 vs 몬테 크리스토

이름만 들어도 감동이 밀려온다. 안중근 의사를 무대로 소환한 뮤지컬 ‘영웅’이 지난 18일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 중이다. 안 의사가 단지동맹을 맺은 후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뤼순 감옥에서 숨질 때까지의 생을 담았다. “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큰 뜻을 품었으니 죽어도 그 뜻 잊지 말자”며 안 의사의 결의를 노래한 ‘장부가’를 비롯해 이토 살해 이유를 밝히고 일본의 죄를 조목조목 따져 묻는 ‘누가 죄인인가’, 감옥에서 쓴 동양 평화론을 토대로 한 ‘동양 평화’ 등이 흘러나오면, 늘 비장할 수밖에 없었던 안 의사의 삶 속으로 빠져들어, 어느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2009년 초연 이후 10년 가까이 재연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 중 하나. 초연부터 꾸준히 출연 중인 정성화와 2010년 참여한 양준모, 여기에 안재욱과 이지훈이 새롭게 합류해 4인 4색 ‘안중근’을 선보인다. 설 연휴(1월 27∼30일) 전 좌석 20% 할인한다. 02-2250-5941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팬텀’은 지난해 흥행에 이은 첫 번째 재연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히트작 ‘오페라의 유령’과 똑같은 소설(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하지만 노래와 전개 방식이 전혀 다르다. 초연 흥행을 이끈 박효신과 함께 박은태, 전동석이 주역으로 발탁됐다. 오페라와 발레 등 ‘극 중 극’과 화려한 무대 세트 등 볼거리가 많다. 평소 할인율이 적기로 유명한 공연인데, 29∼30일 공연에 한해 30% 할인하니 좋은 기회다. 1544-1555

순박한 청년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하는 ‘거친’ 남자의 이야기. ‘몬테크리스토’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했으며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카이가 번갈아 몬테크리스토를 연기한다. 목청 높이는 넘버(삽입곡)와 거침없이 복수를 행하다가 사랑으로 모든 걸 용서하는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이 여성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02-2230-6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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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력 여왕의 대결…여배우 앞세운 무대 아이다 vs 보디가드

4년 만에 돌아왔다. 역시 대작다운 면모다.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순항 중인 ‘아이다’는 가창력 좋은 여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뮤지컬로, 누비아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의 러브스토리를 그렸다. 윤공주와 장은아가 아이다에, 아이비와 이정화가 암네리스로 캐스팅됐고, 라다메스는 김우형과 민우혁이 번갈아 연기한다. 설 연휴(1월 26∼30일) 기간 30% 할인된 가격으로 이들을 만나 볼 수 있다. 800여 벌의 화려한 의상, 4∼5초마다 바뀌는 조명, 팝스타 엘턴 존이 작곡해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 총천연색 무대에 눈과 귀가 호강한다. 1670-5650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과연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까. 기우였다. 정선아, 이은진(양파), 손승연은 완벽하게 휴스턴으로 ‘빙의’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한국 초연을 시작한 ‘보디가드’는 1992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겨 왔다. 영화에서는 휴스턴이 레이첼 마론이라는 가수로 열연했는데, 그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 여배우들이 기대 이상의 무대를 펼쳐 보이고 있다. 영화에 비해 긴장감이 약하고,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등 빈약한 완성도에 대해 지적받고 있으나, 한국 뮤지컬계 디바 정선아, 이번 무대로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이은진, ‘보이스 오브 코리아’ 우승자 손승연 등의 소름 돋는 노래 실력만으로도 표값이 크게 아깝지는 않다. 이들과 사랑에 빠지는 경호원 프랭크는 이종혁과 박성웅이 번갈아 맡는다. 설 연휴(27∼30일) 동안 30%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며, 3∼4인 패키지는 40% 이상 할인된다.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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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뮤지컬 미래를 엿보다…경성특사 vs 청춘, 18대1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두 편의 창작 뮤지컬이 대학로에서 화제다. ‘경성특사’와 ‘청춘, 18대1’. 소재와 제목도 흥미진진한데, 완성도 또한 기대 이상이라 한국 뮤지컬의 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 창작자들의 재기발랄한 에너지를 받고, 또 응원하고 싶다면 이 두 편을 주목하자.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경성특사는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비밀결사’를 1929년 경성 청년들의 이야기로 옮겨놓은 추리극이다. 크리스티의 책을 지참하면 10% 할인받을 수 있다. 1544-1555

청춘, 18대1은 징용과 수탈을 피해 일본으로 숨어든 조선 젊은이들이 거사에 휘말리는 줄거리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아픈’ 청춘들이다. 2008년 초연한 동명 연극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왕세자실종사건’ ‘주홍글씨’에 이어 극단 죽도록달린다가 내놓은 3번째 창작 뮤지컬이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판타지적 스토리에 차차차, 왈츠, 퀵스텝, 룸바 등 화려한 춤이 더해져 활기 넘치는 무대가 탄생했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 중이며, 지난해 수능시험을 본 수험생은 4장까지 50% 할인해 준다. 1544-1555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