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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스코어 분석

평균 6.8년 동일 법인에 맡겨

‘18년째 같은 법인 감사’ 5곳 등
‘15년 이상’ 기업 45곳에 달해

회계부정 위험 가능성 커지자
금융당국 ‘선택지정제’ 발표
기업들 “과도한 정부 개입” 우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사건 등 대기업과 회계법인과의 유착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500대 기업들이 동일 회계법인에서 감사를 받은 기간이 평균 6.8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회계법인을 바꾸지 않은 기업도 24%로 집계됐다.

25일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483개 기업의 2015년 말 기준 ‘외부감사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동일 회계법인 지속 기간이 6.8년으로 집계됐다.

외부감사인 공시가 시작된 지난 1998년 이후 회계법인을 단 한 번도 바꾸지 않은 기업들도 있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삼성중공업, 영풍, 한국야쿠르트 등 5곳은 18년 간 같은 회계법인에 외부 감사를 맡겨온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은 18년째 삼일회계법인, 현대차와 한국야쿠르트는 안진회계법인, 영풍은 한영회계법인에서 감사를 받고 있다.

다음으로는 SK건설, 포스코건설, 호텔롯데, 삼성카드 등 17개 기업이 17년간 동일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겼다. 16년째 같은 회계법인을 유지한 기업도 BMW코리아, 알리안츠생명 등 17개사다.

이 기업들을 포함해 15년 이상 동일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긴 곳이 45곳(9.3%), 10년 이상 기준에 적용되는 기업이 무려 114개(23.6%)에 달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경우 담당 최고파트너(회계법인 임원)가 바뀔 경우에만 동일 회계법인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 구조가 회계부정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당국은 최근 상장회사에 감사인을 지정해주는 ‘선택지정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상장사가 희망 회계법인 3개를 제시하면, 당국이 그 중 하나를 지정하는 방식이다. 대상 상장사는 5조 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회사, 금융회사, 분식회계 취약 요인이 있다고 판단되는 회사 등이다. 금융위원회는 상장사의 동일 회계법인 유지 연한을 6년으로 정했다.

다만 기업들은 선택지정제가 시행되면 회계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고, 정부가 과도한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론화를 통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