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 잇단 발굴

박맹호 민음사 회장은 오늘의 작가상, 오늘의 시인 총서를 통해 한국의 주요 작가와 시인을 발굴했다.

1976년 제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한수산의 장편소설 ‘부초(浮草)’는 계간 ‘세계의 문학’에 1030장이 전재됐다. 장편 소설 한 권 분량을 나누어 싣지 않고 잡지에 전부 수록한 것은 한국출판 사상 처음이었다. 문단은 술렁거렸고 독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단행본으로 출간되자 30만 부가 넘게 팔리는 대형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어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조성기의 ‘라하트 하헤렙’, 강석경의 ‘숲속의 방’, 김광규의 시집 ‘반달곰에게’, 최승호 시집 ‘대설주의보’ 등 숱한 화제작을 낳았다. 특히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의 경우 작품에 드러난 과도한 관념 때문에 심사과정에서 논란이 일자 ‘이문열이라는 작가야말로 아취가 있는 문체를 가진 작가’라고 확신한 박 회장이 직접 작가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자고 설득해 당선작으로 결정하게 했다.

시인 김수영의 재발견도 이뤄졌다. 1974년 오늘의 시인 총서로 낸 시인의 ‘거대한 뿌리’는 폭발적 반응과 함께 곧바로 재판에 들어가면서 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꿔놓았다. 이후 민음사가 제정한 김수영 문학상을 통해 시인 정희성, 이성복, 김용택, 장정일, 유하 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990년대 중반, ‘경마장 가는 길’의 하일지, 시집 ‘낯선 길에 묻다’와 콩트집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를 잇달아 낸 성석제 등도 민음사가 찾아낸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