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을 받은 중견작가 정미경 씨가 18일 오전 4시 30분 타계했다. 57세.
암으로 투병 중이던 고인은 최근 병세가 악화하던 중 급성폐렴에 따른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1960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장밋빛 인생’으로 2002년 오늘의작가상, ‘밤이여, 나뉘어라’로 2006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고인은 ‘푸른 광장’‘살며 생각하며’ 등 문화일보 지면을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통찰력 있는 에세이를 선보여 사랑받았다. 그가 문화일보 2014년 12월 5일자에 쓴 ‘살며 생각하며-오직 당신을 위한 시간, 12월’에는 삶에 대한 경건한 태도와 함께 열정이 묻어난다.
“12월은 그런 달이다. 가슴에 주홍의 표식을 단 열한 마리의 말이 발목이 접질린 채로, 발바닥에 돌이 박힌 채로, 지치고 목마른 채 내게 돌아오는 시간이다. … 촛불을 켜놓고 사랑하는 이와 마주 앉아 ‘당신의 눈동자를 위하여 건배!’해야 할 시간이다. 곧 당신이 올라타 다시 힘차게 달려야 할 일월의 말이 저만치서 또각또각 다가오고 있으니. 여전히 달려갈 날이 많이 남아 있으니.”
유족으로는 동양화가인 김병종 서울대 미대 교수, 아들 지훈·지용 씨가 있다. 빈소는 한림대성심병원, 발인은 20일 오전 8시. 031-386-2345.
김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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