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세미나
빅터 차 “韓 정치위기 해결을”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미국 정권 교체기에 앞에 놓여진 도전들을 다루려면 한국에 지속 가능한 리더십이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조야에 대북정책을 포함한 ‘한·미 간 엇박자’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차 석좌는 18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 강연 자료에서 “북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미국과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우방과 그렇지 않은 비(非)우방의 구분이 명확해질 것”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의 정치 위기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북 공조를 위해서라도 국내 정치 리더십 공백 상황이 조기에 마무리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차 석좌는 미국의 대북제재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 뒤 “대북 제재는 북한의 붕괴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약속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포괄적 전략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억지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한·미 동맹은 지역 내 군사적 자산의 증강을 필요로 한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일정은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속도를 높이고, 한반도에서의 확장된 억지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에 대한 진지하고 혁신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한반도 외교·안보 실무라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매슈 굿맨 CSIS 수석연구원도 이날 세미나에서 ‘미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미·중 간 무역 전쟁으로 한국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가 당면한 3대 위협요인으로 ‘미·중 무역전쟁’ ‘강(强)달러’ ‘한국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꼽은 그는 특히 “중국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감소할 시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이 0.5%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공급체인이 손상되면 한국은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