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16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 26.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22.2%로 나타났다. 그만큼 문 전 대표에 쏠리는 국민적 관심도 크다. 그런데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자질인 안보관(安保觀)과 관련해 문 전 대표는 오락가락하거나, 때로는 안보를 저해할 수도 있는 발언을 하고 있어 걱정된다. 특히,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이 발표한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행보는 진의를 알기 어려울 정도다.

문 전 대표는 15일 조선일보·뉴시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반드시 철회하는 것을 작정하고 (다음 정부로) 넘기라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국회 동의를 포함한 공론화 과정도 갖고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발표 직후에는 “재검토·공론화를 요청한다”고 했고, 10월에는 “사드 배치와 관련된 제반 절차를 잠정 중단하고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시 하자”고 제의했다. 지난 12월 15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선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안보 현안에 대한 입장이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것도 문제지만, 국회 동의를 요구하는 것도 문제다. 정부의 판단에 따른 무기 배치까지 국회 동의를 받게 해서야 되겠는가.

사드는 미국이 주한미군 등 한반도 전력(戰力)을 보호하기 위해 자국 예산으로 배치할 전략자산이다. 곧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못 박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한다는 것도 순진한 발상이다. 이미 민주당 의원들이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해 설득은커녕 정부 입지를 약화시키고 국내 혼선만 가중시켰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도 마찬가지다. 국제사회가 북핵 포기를 압박하기 위해 전방위 제재에 나섰는데 한국이 달러 현금을 제공하겠다는 것은 북핵을 조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은 세컨더리보이콧에 선제공격도 마다 않겠다는 결기로 나서고 있다. 대선 레이스 선두인 문 전 대표는 안보에 대해 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국민이 덜 불안해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