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野黨) 대선 주자들이 자신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튀는 발언’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은 12일에만 해도 국가 발전을 위한 비전은커녕 비현실적인 차원을 넘어 위험하기까지 한 포퓰리즘 발언을 이어가며 유권자를 현혹했다. ‘무책임’시리즈로 보일 정도다.

문 전 대표는 “대통령이 직무 정지됐는데 대통령 참모인 안보보좌관이 대외적 활동을 하는 것은 탄핵제도에 위반되는 것”이라며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미 활동에 어깃장을 놓았다. 김 실장이 출범을 앞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마이클 플린 안보보좌관 내정자를 지난 10일 만나 ‘중국 반대에도 사드 배치의 차질 없는 추진’을 함께 발표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강도가 더 높아지고 있는 엄중한 안보 현실에 비춰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도 문 전 대표는 대통령 직무 정지 중의 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권한대행 참모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상식조차 외면한 채, 마치 무자격자의 부당한 안보외교 활동인 것처럼 오도했다.

박 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할 서울대를 폐지하겠다는 것도, 수능 폐지, 단계적 대학 무상교육 등과 마찬가지로 무책임하다. “국공립대 통합 캠퍼스를 구축해 전국 광역시·도에서 서울대와 동일한 교육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학위를 공동 수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국공립대의 시대착오적 ‘평준화 = 평둔화(平鈍化)’다. 심지어 “촛불 광장에 수만 개의 투표소를 설치해 누구나 자유롭게 야권의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대선 후보 선출에 참여할 수 있게 하자”며 많은 사람의 눈길만 끌면 된다는 식의 제안도 했다.

이 시장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얻은 최대 10조 원의 불법 수익을 국가가 전액 몰수해야 한다”고 했다. 법률가 출신답게 ‘불법 수익’ 단서를 달았지만 판결에 앞서 위법을 자의로 단정하면서, 대기업에 대한 빗나간 적대적 정서에 영합하기 위한 것으로 비친다. 지난 8일엔 “2012년 대선은 개표 부정까지 있었던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했다가 중앙선관위로부터 “용납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런 행태들은 잠시 눈길을 끌지 모르나 국민 다수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