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화두는 ‘포퓰리즘’이 될 모양이다. 다보스포럼 홈페이지와 독일 DPA통신은 17일부터 나흘간 열릴 포럼에서 미국과 유럽을 휩쓰는 포퓰리즘 실체와 대응 방안 등이 중점 논의될 예정이라고 했다. 보호무역주의를 노골화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영국의 브렉시트, 일부 유럽 국가의 극우 정당 득세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시의적절한 주제다.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회장도 10일 “세계는 상호 복잡하게 얽힌 문제 속에서 살고 있어 포퓰리즘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며 세계를 위협하는 포퓰리즘을 우려했다.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 세계 이해 당사자의 포괄적 협동과 헌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슈바프 회장의 따끔한 일침이 더욱 와 닿는 건 조기 대선을 앞둔 우리 사회에 벌써부터 포퓰리즘 광풍(狂風)이 몰아치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은 선거 때마다 도지는 ‘불치병’이려니 하고 치부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탄핵정국으로 국가가 미증유의 혼돈 상태에 빠져 있는 절체절명의 시기 아닌가. 양극화와 실업이 극심한 상황에서 일부 ‘좋은’ 포퓰리즘은 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재정 여건 등을 무시한 무책임·무분별 공약들은 신기루일 뿐이다. 망국으로 몰고 갈 독이기도 하다. 국가 대위기 속에 치러질 이번 대선 때 ‘지르고 보자’식의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들은 혹 운 좋게 당선되더라도 국가 미래를 망친 ‘매국노’로 후세에 영원히 남을 수 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