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배치 부당성 계속 강조
‘野만 환대’외교적 결례 지적도
민주 의원들, 반박 논리 못펼쳐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7명이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으로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 사실상 연기를 주장하는 내정간섭적 발언을 듣고도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중국은 그동안 사드 문제와 관련해 주중한국대사관의 면담 요청 등 공식 외교채널을 무시하면서 야당 의원들에게 선택적 환대에 나선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다.

5일 베이징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단 관계자 등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4일 한국 측과의 면담에서 “사드 배치를 가속하지 말고 해결책을 찾아보자”면서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사드 배치는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리는 행위라는 언급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드 배치는 중국에는 핵심이익이 걸려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에는 국가의 생존이 달린 ‘존망이익’이라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집안싸움’을 장외로 끌고 가 제3국의 입으로 국내 안보정책을 뒤흔드는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중국 측 사드 관련 보복 움직임만 지적했을 뿐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는 반박 논리를 제대로 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사드 반발에 대해서 ‘사드 배치→북핵 해결 공조→배치 철회 검토’ 식의 주장을 펼쳤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공식 카운터파트인 한국 정부와의 외교채널을 사실상 경시하는 외교적 결례 상황을 지적하면서 사드 관련 중국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한·중이 진지한 소통에 나서도록 독려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남은 방중 일정에서도 중국 측 주장에 대해 적절한 논리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결국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여론에 대한 주목도만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한·미 간의 결정사항을 한국 의원들이 제3국의 입을 빌려 반대했다는 점에서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무급인 천하이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은 지난달 한국에서 대기업 간부들을 만나 “사드 배치 땐 단교(외교관계 단절)에 준하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