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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政엔 적극… 정치엔 몸낮춰

경제관계장관회의 직접 주재
경제난·AI 사태 등 극복 지휘
신년인사회 등 행사는 최소화
업무수행 여론조사도 호전 중

황교안(사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권한대행을 맡은 지 3주가 된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2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이 회의는 통상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회의고 지난 21차 회의도 유일호 부총리가 주재했다. 황 권한대행은 전날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해온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진행했다. 최근 황 권한대행은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1주일 내 AI의 확산 추세를 잡겠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 본인 표현을 빌리면 총리 때보다 업무 강도가 5배 정도 높아졌지만 황 권한대행의 국정 챙기기 행보는 오히려 가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의 경기둔화 흐름을 조기에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연초부터 재정과 공공부문이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경기를 보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내년 경제운영 기조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총리실 관계자들은 황 권한대행이 경제부총리 유임을 결정하면서 경제 부처가 안정감을 되찾기 시작했고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으로 대 국회 관계가 안정되면서 정부 전체가 정상화되는 분위기라고 자평하고 있다. 실제로 정치권도 황 권한대행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고 권한대행 업무수행에 대한 여론조사도 지속적으로 호전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뚜렷한 대선 후보를 찾지 못하는 보수진영에서의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황 권한대행이 자신의 개인사를 자세히 소개하고 총리 퇴임 이후 구상을 공개하면서 사실상 보수진영의 후보군에 공식 진입한 분위기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은 정치적 사안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몸을 낮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행정부 수반의 연례행사인 정부 신년 인사회,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생략하고 각계의 신년인사회 행사 참석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권한대행의 업무를 보좌하는 청와대 참모진이 연말·연초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제안했지만 황 권한대행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의 한 인사는 “보수 진영 국민 정서상 국정을 조용하고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의 한 중진의원은 “황 권한대행은 어떤 행보를 취해야 자신이 대권에 가까이 갈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쉽게 속내를 드러내거나 무리한 행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