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전인지가 이달 초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고려대 식당 앞에서 점심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전인지 인스타그램

-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철저

리디아 고·이민지·김효주도
강의 들으며 캠퍼스생활 만끽

골프 스타들이 ‘열공 모드’에 빠졌다. 대학(원)에 재학 중인 골프 스타들은 정규 시즌이 끝나 휴식기를 맞았지만, 캠퍼스로 등교해 시즌 때보다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특히 다가온 기말시험, 학점 취득을 위한 과제물 준비로 숨돌릴 틈이 없다. 체육특기생(승마)이던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의 엉터리 학사관리가 도마에 오르며 체육특기자에 대한 인식이 차가워진 영향 탓도 있다.

대학들은 한동안 국제대회 입상을 학점으로 대체하는 ‘인정 학점제’를 통해 골프 선수들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최근 철저해진 학사관리로 인해 인터넷을 활용한 강의, 리포트 등으로 학점을 대체하는 등 보다 엄격하게 학점을 관리하고 있다. 프로선수에게도 강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고, 출석하지 못하면 그에 상응한 리포트 등 과제물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요즘 골프 스타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고려대다. 13학번 전인지(22), 14학번 김효주(21)·김민선(21)·최운정(25), 15학번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가 고려대 학생 신분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노승열(25)은 고려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이들은 최근 캠퍼스에서 함께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분주한’ 학교생활을 공개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상과 최저타수상 ‘2관왕’을 차지한 전인지는 국제스포츠학부 4학년. 졸업반이다. 전인지는 지난달 귀국한 뒤 공식 일정을 제외하곤 학부 공부와 치료, 그리고 재활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학교 측의 배려로 시즌 중 온라인 강의 수강, 리포트 등으로 학점을 이수해왔다. 시즌을 마친 뒤 한국에 온 리디아 고는 이달 초부터 기말시험을 준비하는 한편 모처럼 만난 학우들과 수다를 떨며 ‘대학생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시즌 막판까지 최저타수상 경쟁을 펼쳤던 전인지와 리디아 고는 지난 9일 열린 ‘고려대 체육인의 밤’ 행사에서 나란히 올해의 경기인상을 받았다.

지난 여름 대학을 졸업한 뒤 대학원(체육학 역사전공)에 진학한 노승열은 한 달 전부터 강의실로 ‘등교’했다. 신입생 시절 전공인 배드민턴 과목에서 F학점을 받았던 김효주는 귀국한 뒤 학점 이수에 몰두하고 있다.

연세대 3학년인 백규정은 모범생으로 꼽힌다. 백규정은 신입생이었을 때부터 경기가 없는 날이면 학교에 나가 밀린 강의를 듣고 과제물을 제출해왔다. 2015년 미국에 진출한 뒤엔 시즌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가장 먼저 학교로 달려갈 정도.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 15학번인 호주 교포 이민지(20)도 국내에 머물면서 학업에 몰두하고 있고, 같은 학과 14학번인 고진영(21)은 기말시험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