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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반려견은 털갈이를 하나, 일부 품종은 털갈이를 하지 않고 자라기만 하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잘라주어야 한다. 이렇게 털의 엉킴을 방지하고 다듬어주는 것을 미용이라 하는데, 최근에는 단순한 털 관리 외에 일부분 또는 전신을 염색하는 경우도 많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

반려견을 도그쇼에 나오는 것처럼 품종 특유의 모습으로 만들기를 원하는 보호자도 있으나, 개에게는 얼굴과 항문 주변의 청결 관리와 함께 주기적으로 다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보통은 2개월에 한 번 정도 해주는데 미용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보호자가 숙달되지 않았다면 개 전용 미용실에서 관리하는 것이 시간도 단축되고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어 좋다. 또한, 털 관리 과정에서는 피부병의 유무를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상이 있으면 즉시 수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한다.

최근에 어느 한 애견미용대회의 염색 경연부문에서 전신의 과도한 염색으로 논란이 있었다. 반려동물을 좀 더 돋보이고 사랑스럽게 보이려는 목적이라 하지만 이는 동물의 건강이나 복지라는 기본을 망각한 행위라 할 수 있다. 염색에 사용되는 염료와 화학성분은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게 할 수 있으며, 염색액이 눈에 들어가는 경우는 각막 등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털 관리에 이어 염색 과정의 긴 시간은 반려견에게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참기 어려운 고통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과도한 염색은 동물에게 이로울 것이 전혀 없고, 학대 행위의 일부분으로 비칠 수 있다.

보호자는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보상을 해주려 하고, 인간사회에서 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랑의 표현은 사람의 관점이 아닌 동물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