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국회의, 최종 표 점검
“가결 땐 지도부 즉각 사퇴를”
親朴은 부결 막판 설득 돌입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9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는 분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탄핵 가결 여부에 따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는 당 주도권을 놓고 명운을 건 한판 싸움을 벌여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당 해체, 탈당과 분당 등 새누리당 향방도 결정될 전망이다. 친박계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탄핵 부결 혹은 근소 한 차 가결을 위해, 비박계는 압도적 표차의 가결을 위해 각자 전열을 정비하고 표 단속에 총력을 기울였다

비박계가 주축이 된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33명의 소속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 표 점검을 했다. 새누리당 특사단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김세연 의원도 이날 새벽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회의에 참석해 탄핵 대오를 이뤘다. 황영철 의원은 “오늘 참석한 의원들은 다 찬성표를 던질 것이며, 참석하지 않은 다수 의원도 탄핵안에 찬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비상시국회의는 당초 논란이 됐던 탄핵안 ‘세월호 7시간’ 부분도 더는 문제 삼지 않고 탄핵에 찬성키로 했다. 비박계는 이와 함께 탄핵안 가결 후 친박 지도부 사퇴, 친박 핵심 의원들에 대한 인적 청산 등을 주장하고 나섰다.

친박 지도부는 의원총회를 열고 탄핵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막판 설득 전을 벌였다. 이정현 대표는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되는 부분들이 객관적이고 명확한 입증 자료나 입증된 사실이 없다는 것 너무나 잘 아실 것”이라며 “대통령 직무 정지를 시켜야 할 판단은 훨씬 신중하고 깊이 있게 헌법과 법률에 기초해서 해야 한다”고 했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도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에게 장문의 글을 돌려 “탄핵은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친박계는 전날 밤늦게까지 중도 성향은 물론 비박계 일부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탄핵 반대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탄핵안이 가결되면 비박들은 딴살림을 차려 당을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윤희·박세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