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贊反 놓고 이념적인 분화
분당·정계개편으로 이어질 듯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오는 9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계기로 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친박 구파 대 친박 신파로의 분화다. 탄핵소추안 표결을 사흘 앞둔 6일, 한 친박계 의원은 통화에서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과 반대한 의원들이 같이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탄핵안 표결을 계기로 친박계가 양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끝까지 박 대통령을 놓지 않으며 탄핵안 부결을 노리는 강성 친박 의원들과, “보수가 살려면 박 대통령을 버려야 한다”는 탄핵 찬성 친박계로 갈라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강성 친박 의원들은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역풍이 불어 보수층이 결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최순실 씨 등이 잘못한 것은 이제 전 국민이 다 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것 외에 내용이 더 나오지 않는다면 보수 세력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탄핵 이후 역풍이 불 수 있다. 이때 강성 보수들이 15% 이상 결집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강성 친박계 의원들은 보수층이 재결집하면 탄핵에 찬성한 새누리당 의원들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 옹위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 탄핵 불가피론을 펴고 있는 친박계 의원들은 “박 대통령을 버려야 보수가 산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보수의 궤멸을 막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야 3당과 함께 탄핵 정국을 주도하는 비박(비박근혜)계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박계가 결국 박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는 구파와 박 대통령과 결별하는 신파로 나뉘어 정치적 결별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박 신파가 비박계와 힘을 합쳐 친박 구파를 축출하거나 아니면 당을 떠나 새로운 당을 만들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친박계의 분화와 신보수 재결집이 본격화할 경우 개헌 흐름과 맞물려 정치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