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구 ‘한남IC ~ 양재IC 지하化’ 박차

지하에 복층터널 2개 건립… 지상은 공원·상업시설 조성
여의도공원 3배 공간 확보… 친환경 복합문화시설 입주
지하1층 강남‘로컬웨이’로… 지하2층은 강북 논스톱 연결
비용 3조원 부지개발로 충당… “지하化가 추세, 지금이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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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초구는 경부고속도로 양재IC∼한남IC 6.4㎞ 구간의 지하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는 지난달 7∼8일 세계적 석학이 참가한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20일 대한교통학회 주최로 교통부문 학술세미나를 열고 고속도로 지하화에 따른 교통문제 해결책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내년 1월 20일에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주최로 사업 타당성 등을 주제로 한 학술 세미나를 잇달아 열 계획이다.

이 세미나에선 공사비가 얼마나 들며, 재원을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마련하는 게 합리적일지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내년 중에 국민과의 소통의 장도 마련할 방침이다. 경부고속도로는 서초구민만이 아닌 서울시민, 더 나아가 전 국민이 이용하는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서초구는 한남IC∼양재IC 구간을 지나는 차량의 평균 속도가 시속 30㎞에 불과해 고속도로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시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공식 제안했고, 지난달 7∼8일 이틀간 남산한옥마을 내 회의장(국악당)에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와 도시혁명’이란 주제로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니엘 커크우드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포함한 도시설계 분야 세계 석학들과 내로라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콘퍼런스의 핵심 주제인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이정형 중앙대 교수는 ‘스피드웨이, 로컬웨이, 휴먼웨이’ 등 3개 길로 구성된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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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복층 터널 2개를 만들고 지상엔 녹지공원과 복합업무 상업지구를 들인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양재IC∼잠원IC(약 6㎞) 구간 지하 40∼50m 깊이에 조성되는 ‘스피드웨이’는 터널 2개의 튜브형 복층 구조로 건설돼 지방에서 강북으로 논스톱으로 빠질 수 있도록 한다. 양재IC∼반포IC(약 5.4㎞) 구간에 설치되는 ‘로컬웨이’는 강남권을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새로운 도로체계다.

서초구는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할 경우 여의도공원의 3배인 약 60만㎡의 오픈 스페이스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문화복합지구와 IC 거점 역할을 하는 ‘휴먼웨이’를 조성해 차가 아닌 사람 중심의 친환경적인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강남역 주변 상업지역과 연계해 기존 산책로를 확장하고 삼청동길, 경리단길과 같은 복합문화상업거리로 꾸밀 구상을 하고 있다.

구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가 이 지역의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소음과 매연, 분진 등 각종 환경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터널 하부에는 국지성 호우에 대비한 배수저류터널을 설치해 고질적인 강남역 침수문제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를 가르는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강남권 동서 교류 단절을 해소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지상 공간에는 구간별로 다양한 테마가 있는 친환경 문화공간이 조성돼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하화에 따른 비용이 3조 원가량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구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롯데칠성 부지와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 등 인근 대규모 개발사업지의 공공기여금을 활용하고, 양재·서초·반포IC 부지 9만9000㎡(3만 평)를 개발부지로 활용하면 4조 원 이상의 재원 확보가 가능해 공공재원을 거의 들이지 않는 ‘착한 사업’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하화는 세계적인 추세로 국내외 석학들도 언급했듯이 지금이 적기이며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이렇게 되면 경부고속도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로서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신성장동력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