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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희 서초구청장‘엄마 행정’

조은희(사진) 서울 서초구청장은 ‘자상함’과 ‘담대한 구상’이라는 두 가지 측면의 장점을 고루 갖춘 자치단체장이다. 구청장으로서 도시의 큰 틀을 디자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행정까지 자상하게 챙기는 ‘엄마행정’의 모델이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국가적 어젠다로 세밀하게 밀어붙이며 지휘하는 모습은 이 같은 ‘담대한 구상’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부재 중 택배를 맡길 곳이 없는 일반주택가에서 관리사무소 기능을 하는 ‘반딧불센터’, 외롭고 힘든 현대사회 아버지들의 자존감 회복과 정서적 안정을 도와주는 ‘아버지센터’ 프로그램은 ‘조은희표 엄마행정’의 대표 사업들이다.

조 구청장은 지난달 2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3월 방배3동 주민주택단지에 처음 문을 연 반딧불센터가 올 연말에 남태령 전원마을에 5호점을 개소한다”며 “내년에는 방배1동, 양재1동, 서초3동 등 총 6곳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마을의 공동커뮤니티 공간이자 무인택배서비스 및 공구은행, 공동육아공간의 기능을 해온 반딧불센터를 ‘자원봉사캠프’로 지정해 지역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서울에서 학력 수준은 가장 높으면서 평균 연령은 가장 낮고,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곳이 서초구”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행정 수요가 많을 뿐 아니라 까다롭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 정착한 퇴역 장성들의 별 수만 헤아려도 300개가 넘는다고 했다.

조 구청장은 할머니가 주요 대상이 됐던 ‘손주 돌보미’ 사업을 확대해 전국에선 유일하게 ‘할아버지 육아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육아 초보 할아버지들에게 아기 분유 타는 법과 젖병 세척법, 아기 목욕시키는 방법 등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알려 준다. 지난달 22일엔 전국 최초로 ‘어진 할아버지 학교’를 열었다.

그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보육정책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보육 수요 대비 어린이집이 가장 부족한 서초구 상황에선 공동육아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웃 부모끼리 자조 모임을 만들어 육아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들과 함께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육아공동체인데, 올해 61개 공동육아모임이 구에서 활동비를 지원받고 있다. 2017년부터는 공동육아 지원을 전면 확대해 서초구만의 공동육아사업인 ‘함께 키움’으로 사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