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내일도… 1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주최 측 “촛불 선전포고의 날”
박사모 “광화문으로” 총동원

시민들, 순수한 촛불 찬물 우려
“폭력 불용… 사진·동영상 채증”

국회에서 진행 중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절차에 제동이 걸리면서 오는 3일 예정된 ‘6차 촛불집회’에서 과격시위 및 맞불집회에 따른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북 구미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화 사건까지 터진 가운데, 최근에는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의 백화점 시설을 훼손하는 사건도 발생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하는 3일 촛불집회는 ‘촛불의 선전포고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로 명명됐다. 주최 측은 2일 사상 최대 인원이 집결했던 전주의 190만 명(주최 측 추산) 못지않은 참가자가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이번 집회에서 과격시위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경찰과 시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긴장감이 높아지자 시민들 사이에선 “이상 징후가 있으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거나 실시간 중계에 나서야 폭력을 함부로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의 자체 대응요령도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민주노총 주최로 서울 도심에서 열린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서는 참가자들이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문에 분노를 표하며 백화점 셔터에 낙서한 사건이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일부 시위대는 서울 중구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측에서 고객 안전을 위해 셔터를 내리자 셔터에 푸른색 스프레이로 ‘재벌 구속’ ‘재벌도 공범이다’ 등의 낙서를 하고, 각종 전단지를 붙였다. 또 보안요원이 제지에 나서자 일부 참가자가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려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서 쇼핑 중이던 중국인 관광객 팡원(여·25) 씨는 “집회 참가자들이 백화점까지 와서 난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평화집회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이 정도로 과격한 상황이 벌어지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등 20여 개 보수단체도 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인근에 집결한 뒤 맞불집회를 열고 총력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박사모는 회원들에게 “서울 중심으로 들어가야 한다.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자”는 총동원령을 내렸다. 회사원 강진원(23) 씨는 “참가자들이 평정심을 갖고 비폭력 평화집회 기조를 이어가려던 초심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김현아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