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미국서도 “朴 퇴진” 2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앞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집회’에 교민들이 참석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뉴시스

조희연 “현장서 혼란 명약관화”
교사들 참여·대금지급도 거부
102개大 교수들도 “폐기하라”

교육부 “28일 예정대로 공개”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불똥이 튀면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예정대로 오는 28일 현장 검토본을 공개하겠다는 교육부에 맞서 서울시교육청 등 일부 시·도 교육청에서는 교과서의 현장 배포 차단과 교과서 대금 지급 거부 등으로 교육부 일정을 저지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 2월 학교에 배포하려던 계획은 일선 교육청의 거부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 공개를 앞두고 시·도 교육감들과 교육·시민 단체들의 반대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지 않으면 국정화 시행에 협력하지 않겠다”며 현장 검토본 공개를 중지하라고 공식 요구했다. 조 교육감은 “국정교과서 배포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대책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하겠다”며 “국정 역사교과서 검토 과정을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교육청은 교육청 소속 교사들에 대해 국정 역사교과서 검토 과정에 참여하지 않도록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교육청은 이와 함께 내년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하기로 돼 있는 학교의 교장과 운영위원장 및 역사 교사들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다른 시·도 교육청과도 공조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교육부의 공개 일정 강행에 대해 “현 정부의 정당성이 송두리째 뒤흔들린 시국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계처럼 행정업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는 것”이라며 “국정 역사교과서를 둘러싸고 교육현장에서 극심한 혼란이 일 것이 명약관화하고,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이런 혼선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심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도 21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최순실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며 폐기를 촉구했다. 광주시 교육청은 의무교육과정인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대금지급을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교과서 수령과 배포도 협조하지 않을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단체들의 반대 성명도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 보수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전국 102개 대학 역사·역사교육 교수 561명도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성명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국정 역사 교과서는 최순실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예정대로 28일 현장 검토본을 공개하고 내년 2월 학교 현장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