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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상당한 자책감 느껴”

검찰에 구속된 ‘비선 실세’ 최순실(60·사진) 씨가 최근 전국적으로 벌어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시위 소식을 접한 후 “내가 뭐라도 된다고… 내가 죽일 ×”이라는 자책의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21일 최 씨가 검찰 조사를 받는 중에 신문 등을 통해 촛불시위 소식을 접했고 이와 같은 자책의 말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 씨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주말마다 일어나는 촛불시위 소식에 상당한 자책감으로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독방에서 지내며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어 건강이 매우 나빠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근 최 씨 일가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변호사는 “정유라(20) 씨와는 정기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다”며 “검찰이 소환조사를 할 경우 귀국해서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서는 “법률적인 책임과 도의적인 책임은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씨 측은 국정농단과 관련된 국민적 공분에 대해서는 도의적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검찰에서 밝힌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반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변호사는 “문건 유출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이 오히려 피의 사실을 모두 언론에 흘려 여론 재판이 됐다”며 “미르·K스포츠재단에서 빠져나간 돈이 없는데도 최 씨가 돈을 모두 횡령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 측은 사건이 재판에 넘겨진 이상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제대로 따져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변호사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사인(私人)으로서 국정에 개입한 도덕적 책임과는 별개로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0일 최 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사기미수 등 혐의로 기소했으며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서도 추가로 수사할 계획이다.

정철순·송유근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