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 몰라… 영양주사 주장
비정상적 경로 불법여부 초점

보건당국의 행정조사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 자매가 민간의료기관인 차움 의원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사제를 대리처방하고 혈액검사까지 대신 받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이유에 대한 의혹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행정조사 결과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수사당국에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대리처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통령이 국가안보 등을 무시하면서까지 공식 주치의가 모르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혈액검사를 의뢰하고, 주사제를 처방받은 것이어서 비정상적인 의약품 처방 의혹으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차움 의원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대리처방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우선 대통령 주치의도 모르게 대리처방한 주사제에 의혹이 모아지고 있다. 차움 의원 측은 포도당에 종합 비타민을 넣은 영양주사제 처방이라고 주장하지만, 비타민 주사제는 주치의도 충분히 처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리처방이라는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할 이유가 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해당 주사제에 특정 질환에 사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이 포함됐거나, 불법으로 시술되는 줄기세포주사로 인해 이를 숨기기 위해 대리처방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줄기세포 주사는 명확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 임상연구 외에는 불법이지만, 서울 강남 의료기관들에서는 암암리에 시술되고 있다.

또 대통령 의무실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는 대통령 혈액검사를 외부 민간기관에서 최 씨의 이름으로 한 점도 주치의에게 알리면 안 되는 처방 성분이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차움 의원에서 근무하다가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상만 원장의 비정상적인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복지부 조사에서 김 원장은 차움 의원 근무 당시 최순득 씨 이름으로 대리처방한 주사제를 청와대로 들어가 직접 주사했다고 진술했다. 의료계에서는 청와대 의무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대리처방까지 하면서 주치의 몰래 대통령에게 주사를 놓은 것이 줄기세포주 투여 같은 불법 의료행위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