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문현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대통령이 직무수행에서 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김문현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민간사회운동단체인 대화문화아카데미가 지난 8월 출간한 ‘2016 새헌법안’에 새헌법조문화위원장으로 참여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이 책은 2006년 4월 ‘새로운 헌법 필요한가’를 주제로 모임을 시작한 후 10년 동안 사회 각계각층 학자와 정치인 등 500여 명(연인원)이 토론을 해 만든 결과물이다.

김 명예교수를 비롯해 김선택(헌법학) 고려대 교수, 김재원(법사회학) 성균관대 교수, 박명림(정치학) 연세대 교수, 박은정(법철학) 서울대 교수, 박찬욱(정치학) 서울대 교수, 이기우(지방자치) 인하대 교수가 새헌법조문화위원을 맡았다.

이들이 만든 새헌법안은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행사를 막기 위해 통치권력구조를 분권형 정부 형태로 택했다.

입법부는 상·하 양원제(참·민의원)를 도입했다. 대통령은 국가수반으로 외국에 대해 국가를 대표하지만, 실질적인 국정은 하원인 민의원에서 선출된 총리와 내각이 담당하도록 한 것이다.

대통령은 6년 단임, 상원인 참의원(정수 100인)과 하원인 민의원(정수 250인)은 각각 6년, 4년으로 임기를 두되 참·민의원은 12년을 초과해 재임할 수 없게 했다. 사법부의 경우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장과 대법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고 민의원에서 선출하도록 했다.

새헌법안에는 법률안 국민발안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상시국회제, 국정조사제, 내각 불신임권 등 새로운 제도와 권한도 포함됐다.

국민의 기본권 조항도 강화했다. 차별금지기준을 기존 헌법의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종족·연령·신체적 조건·정신적 장애·출신·성적지향’까지 추가했다. 사형금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집총병역 거부권과 대체복무제, 반인륜범죄 공소시효 배제 등을 마련했고, 국가에 자녀의 출산 양육을 지원할 의무를 부여했다. 일부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외국인·난민 등으로도 확장하는 의미를 담아 ‘모든 사람’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취지는 더욱 살렸다. 자치단체의 권한을 폭넓게 인정하는 한편, 자치단체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재정조정제’를 뒀다. 북한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현행 영토조항은 사회적 논란이 크게 불거질 수 있기에 그대로 유지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