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건강검진은 현재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비해 자신의 몸이 어떤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지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한 여성이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건강 검진표로 ‘내 몸 상태’ 살피기

체질량지수, 18.5 ~ 25 ‘정상’
혈색소 수치, 빈혈 여부 판단
혈중 콜레스테롤 230 넘으면
동맥경화·고지혈증 등 ‘의심’

매년 건강검진이 마무리되는 이때쯤이면, 건강검진표를 들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여러 가지 지표가 있긴 한데, 현재 어떤 상태이고 어느 정도로 조심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개 정상수치에 포함됐다면 무시하거나, 종합소견을 통해 어렴풋하게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정도다. 자신의 몸 상태를 더 세세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건강검진표에 기재된 검진들이 어떤 것들인지, 그리고 무엇을 뜻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유태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8일 “건강검진 수치 파악을 통해 현재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몸 상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유 과장은 “과거 건강검진과 비교를 통해 특정 부분이 안 좋아지고 있다면 해당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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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검진표, 제대로 보는 법

검진결과표를 받아보면 처음에 ‘정상A’ ‘정상B’ ‘일반질환 의심’ ‘질환 의심’ ‘유질환자’ 등이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상A’는 말 그대로 정상수치를 의미하며, ‘정상B’의 경우 아직은 정상수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기관리 및 예방조치 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일반질환 의심’ 및 ‘질환 의심’의 경우 검진 결과 분석을 통해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발견돼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유질환자’는 이미 해당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상세항목을 보면 각 검사 항목에 대한 내용과 해당 결과들이 나열돼 있다. 왼쪽에는 자신이 받았던 검진항목이, 오른쪽에는 검진결과가 배치된다. 대개 자신의 수치가 오른쪽에 있을수록 정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본다. 검진항목은 크게 계측검사(혈압 및 비만 등),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으로 구분된다. 혈압의 경우 이완기 혈압이 95㎜Hg 이상, 수축기 145㎜Hg 이상일 경우 2차 진단이 필요하다.

비만의 경우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로 확인하는데, 18.5∼25까지가 정상이다. 혈액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혈색소는 헤모글로빈을 의미하는데, 건강한 남성의 경우 100㎖당 13∼16g, 여성은 12∼15.5g이 포함돼 있다. 이보다 낮으면 빈혈이 의심되며, 특히 혈색소가 10 이하로 낮아진 경우 빈혈이 심하므로 운동은 피해야 한다.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상일 경우 약 200이 기준이 되며, 230이 넘으면 관련 질환이 의심될 수 있다. 다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라 해도 중성지방 수치가 150을 넘거나 LDL콜레스테롤이 130을 넘지 않아야 하며, 반대로 HDL콜레스테롤의 경우 60 이상이 정상 소견으로 표기된다. 총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치료가 필요하며, HDL콜레스테롤이 낮을 경우 운동 등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간장질환은 아미노전이효소 검사(AST／ALT) 등의 간 내 효소의 이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간이 손상돼 세포가 파괴되면 이러한 효소들이 혈액에 많이 떠돌게 된다. AST의 경우 51 이상, ALT는 46 이상일 경우 질환 의심자로 판단된다. 소변검사는 신장 질환 유무를 살펴볼 수 있다. 대개 혈청크레아티닌 및 요단백 수치를 검사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신장이 우리 몸속 노폐물을 제대로 거르고 있는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혈청크레아티닌은 근육이 분해될 때 생기는 노폐물로, 해당 수치가 1.2 이상일 경우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 수 있다. 요단백의 경우 수치가 아닌 ‘음성’과 ‘양성’으로 표기되는데, ‘양성’의 경우 소변 속에 단백질 검출 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으로 신장 기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 연령대별 건강검진 주요 점검 사항

건강검진도 연령대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 특히 40대 이상의 경우 기본 검진에 암 검진이 추가되는데, 이때에도 건강검진 결과에 맞춰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모든 연령대는 공통으로 비만도,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빈혈, 신장기능, 소변 요단백 결과가 정상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정상B’(경계)의 경우 의료진 상담을 통해 관리법을 따르고, 3∼6개월 이내에 재검진하는 것이 좋다. 20∼30대는 가임기 여성이 신경을 써야 한다. 자궁경부암 및 유방암 검진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올해부터 자궁경부암 검진 대상연령이 30세에서 20세로 낮아져 2년마다 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좋다. 성별 구별 없이 비만, 스트레스, 흡연 및 음주 등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도 이때가 가장 좋은 시기다.

40∼50대는 첫 생애주기별 건강검진 대상자로, 기본 검진에 암 검진이 추가된다. 위암 검진의 경우 조영 촬영보다는 위내시경 검사를 추천하며, 여성의 경우 가족력이 있으면, 자궁 난소 초음파 또는 유방 초음파를 추가로 받는 것을 권장한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용종이 있다면 대장내시경을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60대 이상 노인은 각종 암 검진에 치매, 심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뇌졸중 등의 위험이 큰 만큼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고혈압 등 위험요인이 있는 이들은 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예방 및 조기진단에 힘을 기울일 때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