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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핫 아이템’

슈트 속 패딩·스웨터 조끼
입은 듯 안입은 듯 가벼워
머플러, 숄 대용으로도‘굿’
넥 워머, 출근땐 목에 착용
등산땐 헤드밴드로 활용도

“춥긴 추운데….” 애매한 계절이 왔다. 두꺼운 울 코트와 패딩을 입자니 어딘지 ‘오버’하는 것 같다. 추위도 잡고 패션성도 살리기 위해 지금 필요한 건 뭘까. 소품으로 눈을 돌리자. 겨울 길목에서 눈여겨보면 좋은 방한용 아이템을 모았다. 양털이 숨겨진 스니커즈(운동화), 구스다운이 충전된 머플러, 들고만 있어도 손이 뜨끈뜨끈해지는 퍼 클러치(손가방) 등 지금 사두면 내년 초봄까지 유용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과 마음을 챙겨주는 월동 아이템 리스트다.

◇ 패딩으로 할까, 스웨터로 할까 … 신사의 슈트 속엔 얇은 조끼 = 패딩을 자주 입는 사람들은 종종 “울 코트는 이제 무거워서 못 입겠다”고 말한다.

옷을 입은 듯 안 입은 듯 얇고 가볍다. 그리고 효과는 몇 배. 두툼한 아우터(겉옷)를 여러 벌 걸친 듯 후끈하다. 그런데 패딩을 꼭 겉옷으로 입어야 할까. 이너웨어로도 괜찮다. 얇아서 잘 드러나지 않으니 슈트 안에 격식을 갖춰 입는 조끼 대용으로도 입을 수 있다. 덕다운이나 구스다운을 넣은 패딩 조끼가 최근 봇물처럼 출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패딩이 너무 캐주얼하게 느껴진다면 스웨터 조끼도 괜찮다. 별다른 장식 없는 깔끔한 디자인에 100% 캐시미어 소재라면 보온성도 높이고, 촉감도 보드라워 기분이 좋다. 단, 스웨터 조끼는 약간 나이 들어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 “이보다 더 따뜻할 순 없다” 머플러의 진화 = 패딩이 겉옷에서 속옷으로 변신하고, 레이어드룩(겹쳐입기)의 기본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머플러에도 변화가 있었다. 구스다운이 들어간 패딩 목도리가 등장한 것. 록키 마운틴 페더배드에서는 폴란드 화이트 구스다운을 충전재로 사용한 패딩 머플러를 출시했다.

공기층을 머금은 캐시미어와 울 등을 소재로 한 전통적인 머플러도 여전히 강세다. 캘빈 클라인의 캐시미어 머플러는 길이가 길어 멋스럽다. 여러 번 대충 둘러도 매우 트렌디해 보인다.

넓게 펴서 어깨부터 둘러 주면 숄(천이나 모사 제품으로 된 어깨걸이) 대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울리치의 남성용 캐시미어 머플러는 어떤 스타일에도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그레이 컬러라서 인기가 높다. 무채색 옷을 자주 입는다면 패턴이 화려한 걸로 선택하자. 아이아이의 머플러는 마치 클러치백이 연결된 듯한 패턴 조각으로 보는 눈까지 따뜻해질 정도. 전체 스타일에 포인트가 된다.

◇ 머리가 따뜻해야 몸도 따뜻 … 니트 모자 = 머리가 따뜻하면 몸 온도가 1∼2도 더 높아진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의 애매한 날씨에 고민하지 말고 머리에 신경 써 보자. 옷은 약간 가볍게 입었어도 비니(두건처럼 머리에 달라붙게 쓰는 모자)나 벙거지 등을 귀까지 푹 눌러쓰면 추위가 훨씬 덜하다. 울이나 캐시미어 등의 소재로 만든 모자는 가볍고 얇아서 가을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좀 더 추워지면 수년 전부터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굵은 짜임의 털모자, 일명 루피망고에 도전해 보자.

최근에는 목과 귀를 보호해 머리와 얼굴 등에 찬 기운이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워머’도 흔해졌다. 넥워머나 이어워머(귀마개)로 외출할 때 간편하게 방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엄브로의 넥워머는 출근할 때는 목에, 등산할 때는 헤드 밴드로도 착용할 수 있다. 한겨울이 오면 안쪽에 퍼가 처리된 이어워머를 넥워머와 세트로 매치하면 완전무장이다.

◇ 손, 발도…빈틈없이 막는다 = 가죽 장갑은 멋스럽고 지금 끼기에 딱 좋다. 스마트폰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스크린 터치가 가능한 기능성 장갑을 고르는 게 좋다. 여성이라면 퍼 클러치도 괜찮다.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손바닥이 따뜻해진다. 마리메꼬의 페이크 퍼(인조 털) 클러치는 털이 과하게 날리지 않고 손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겨울용 양말과 신발도 지금부터 챙겨둬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 겉으로 보면 평범한 운동화인데, 속은 ‘난로’인 신발도 있다. 컨버스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보인 워터프루프(방수) 스니커즈 부츠 ‘컨버스 척테일러 올스타 II 부츠’는 메시 소재와 방수 효과를 지닌 프리미엄 레더를 결합했다. 안감은 네오프렌 칼라 구조. 360도 전방위 열 장벽으로 신발 내부의 온도를 유지해 혹독한 날씨에도 끄떡없다. 월동 준비를 하며 실내용 방한 제품을 구비해 두는 건 또 다른 재미. 갭의 인조 양털 슬리퍼는 탁월한 쿠션감에 신는 순간 푸근해진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사진 = 록키 마운틴·마리메꼬·아크네·엄브로·라코스테·올젠 ·금강제화 제공

이미지 크게보기 목에 두르는 구스다운 패딩(왼쪽)과 퍼 클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