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부동산투기사범 210명 입건…13명 구속기소

세종시로 이전해온 일부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특별공급받은 아파트를 불법 전매해 전매 차익을 챙긴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대전지방검찰청은 26일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 등 부동산투기 사범에 대해 집중 수사해 모두 210명을 입건해 20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3명은 구속 기소, 187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공무원 등 세종시 이주기관 종사자에게 공급된 ‘아파트 특별분양권’을 전매 제한 기간 내 팔아 이득을 챙긴 사람은 40명으로 이중 주택법상 공소시효(5년)가 지난 9명을 제외한 31명이 사법처리됐다.

중앙부처(산하기관 포함) 소속 공무원(퇴직자 포함)이 22명으로 가장 많고, 공공기관 소속 직원 6명, 지방직 공무원 2명, 군인 1명으로 드러났다. 직급별로는 2급(군인) 1명, 5급 5명, 6급 7명, 7급 6명, 8급 3명, 9급 2명 등이다. 대령급 군인 1명은 군 검찰에 이첩됐다. 공소시효를 넘긴 공무원에 대해서는 기관 통보했다. 7급 공무원 A(여·50) 씨는 특별분양권을 불법전매해 4700만 원을 챙겨 불구속 입건됐다.

특별분양권은 세종시 이주기관 소속 종사자로 세종시 거주 여부, 근무계획 등에 관계없이 청약 자격을 부해 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것으로 취득세도 면제되는 일종의 특혜다. 일반분양권 불법 전매자 가운데도 공무원과 공공기관 소속 직원 등 15명이 포함됐다. 7급 공무원 B(46) 씨의 경우 일반분양권을 전매제한 기간 내에 5400만 원의 웃돈을 받고 넘겼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특별분양권과 일반분양권을 전매한 범죄에 연루된 공무원은 모두 55명이다.

일반분양권의 경우 우선권이 있는 세종시 2년 이상 거주자들이 당첨 확률이 높은 점을 악용해 투기목적으로 동일 세대원이 돌아가며 수회 청약·당첨된 사례도 확인됐다.

실제로 동일 주소에 등록된 본인과 처, 장인 명의로 4건을 분양받아 4건 모두 분양 직후 불법 전매해 3100만원의 프리미엄을 챙기거나, 동일 세대원 명의로 7건이나 분양받고 모두 전매한 사례 등이 적발됐다.

국내 유명 아파트 건설업체인 A건설 세종시 분양사무소장 C(42) 씨는 분양 대행사 직원과 짜고 계약 포기 등으로 생긴 미분양 아파트를 다수 빼돌려 대가를 받고 부정하게 공급하기도 했다. 세종시 일대에서 불법영업을 일삼던 부동산 중개업자와 속칭 ‘떴다방’ 업자 30명도 무더기로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과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에 수사결과를 통보해 세금 추징 등 불법 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고, 공인중개사 자격박탈 등 관련 조처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세종시와 공조해 주택공급질서를 교란하는 부동산 투기사범을 지속적으로 단속해 엄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