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열망 VS 열망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시카고 컵스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에 앞서 양팀 선수단이 도열한 가운데 미국의 인기가수 레이첼 플랫튼이 미국 국가를 부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 운명의 WS 1차전

푸에르토리코 출신 기대주
MLB 입성 전부터 깊은 우정
상대 집 오가며 가족처럼 지내
소속팀 모두 WS 진출하자
문자로 “꿈 같다” 서로 격려

모두 5 억~ 6억원 최저 연봉
PS서 팀내 타율 1위 맹활약

‘절친’에서 맞수로.

26일 오전(한국시간)부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격돌하는 시카고 컵스의 하비에르 바에즈(23)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프란시스코 린도어(22)는 소속은 다르지만 소문난 단짝이다. 둘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기 전부터 깊은 우정을 나눴다. 미국으로 건너온 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린도어가 8순위, 바에즈가 9순위 지명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서로의 집을 오가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가족처럼 지낸다. 바에즈는 컵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이 확정되자 린도어에게 “꿈인 것 같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린도어는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 꿈에서 깨어나기 싫다”고 답했다.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건 운명. 컵스는 108년, 클리블랜드는 6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기에 경기장 안에선 격전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둘은 서로를 배려하고 격려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바에즈는 “(린도어와 월드시리즈에서 만나게 됐다는 건) 정말 믿기 어렵다”며 “린도어, 그리고 그의 가족들과 무척 가깝고, 나는 린도어를 나 자신처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린도어는 “바에즈와 함께 월드시리즈에서 만나게 돼 무척 흥분된다”며 “바에즈와 마주치면 힘껏 안아주겠다”고 화답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린도어

이미지 크게보기 바에즈

바에즈와 린도어는 야구선수로서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바에즈의 연봉은 52만1000달러(약 5억9000만 원), 린도어는 54만300달러(6억1400만 원). 메이저리그 최저연봉 50만8000달러를 간신히 넘겼다. 빅리그에 데뷔한 건 바에즈가 2014년, 린도어가 2015년. 둘 다 신출내기인 탓에 연봉은 적다. 하지만 활약도는 간판스타급이다.

바에즈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까지 포스트시즌 1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2로 팀 내 1위를 유지했다. 7타점 또한 1위인 ‘2관왕’이며 챔피언십시리즈 공동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바에즈는 가을 체질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도 6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3을 챙겼다. 린도어 역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포스트시즌에서 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3으로 팀 내 1위. 린도어는 특히 장타력이 돋보인다. 9게임에서 안타 10개를 날렸고 이 가운데 홈런은 2개, 2루타는 2개로 장타율은 0.581에 이른다.

2루수인 바에즈와 유격수인 린도어는 올해 주전으로 도약했다. 바에즈는 2014년 52게임, 지난해 28게임 출전에 그쳤지만 올해 정규리그에선 142게임에 출장해 타율 0.273·15홈런·59타점을 남겼다. 린도어는 지난해 99경기에 출전했지만 올해 정규리그에선 158게임에 출장해 타율 0.301·15홈런·78타점을 유지했다. 닮아도 너무 닮은 바에즈와 린도어는 월드시리즈를 빛낼 ‘투톱’이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