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미르·K스포츠 의혹 특검으로 밝혀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2009년 泰서 엑스터시 투약
벌금 1500만원 선고 받아

檢, 기금 관여 전경련 임직원
K스포츠 부장 등 3명 소환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60) 씨를 둘러싼 주변 인사들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고 있다. 최 씨가 측근들을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을 사유화하고, 국정 운영에도 개입했다는 정황과 증거들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 간에 서로 얽혀 있는 ‘부적절한 연결고리’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는 양상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씨의 측근으로 지목된 전직 국가대표 펜싱 선수 출신 고영태(40) 씨는 지난 2010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향정)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고 씨는 2009년 4월 21일 태국 방콕에 있는 한 클럽에서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서 받은 엑스터시를 술과 함께 투약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으며, 법원은 고 씨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고 씨는 당시에도 자신의 직업을 가방판매업이라고 밝혔다. 고 씨가 운영하는 빌로밀로 가방은 2010년 탤런트 김남주가 드라마에서 사용해 유명해졌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들고 다녀 더욱 유명해졌다. 고 씨는 최 씨가 만든 페이퍼 컴퍼니 더블루K 한국법인의 이사로, K스포츠재단에서 일감을 따내 최 씨의 비자금으로 만드는 통로 역할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고 씨가 부산 해운대 유흥가에서 일했으며, 붙임성이 좋아 주변 사람들에게 상당한 호감을 끌었다는 증언도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최 씨와 고 씨의 관계는 매우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씨가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이라고 말해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또 검찰 조사를 받은 김형수(57) 전 미르재단 이사장은 현재 거주하는 곳에 살기 전 한 공공기관 사장 K 씨 소유 집에서 살았던 사실이 부동산등기부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의 한 아파트다. K 씨는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 ‘낙하산 인사’로 지목됐던 인물 중 한 명이다.

한편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사건 수사팀’(부장 한웅재)으로 확대 개편한 검찰 수사팀은 이날 오전 두 재단의 기금 마련에 관여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이모 상무와 권모 팀장, 그리고 최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노모 K스포츠재단 부장을 불러 조사했다. 노 부장은 전날 소환된 박모 과장과 함께 재단에 취업하고 나서도 최 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더블루K 한국법인 사무실에 수시로 드나들며 K스포츠재단 운영 상황을 보고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전경련 임직원의 소환이 본격화되면서 조만간 이승철 상근부회장의 소환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연·민병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