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무수단 실패로 초조”
美대선 전후 패키지 도발 예상

한·미가 전략자산의 한반도 수시 전개로 북한 핵위협에 대한 방침을 정한 가운데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북한 전문가들은 제48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가 개최되고 전일 북한이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 발사 8차 실험에서도 실패하면서 김정은(얼굴) 노동당 위원장의 ‘조급증’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엄청난 파괴력을 갖춘 전략무기는 단순한 이동만으로도 힘의 균형에 변화를 초래하는 만큼 전략자산 수시전개 입장만으로도 김 위원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2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직후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있던 F-22 편대가 한반도로 출동했을 때 김 위원장의 모습이 담긴 노동신문 사진을 조작해 동선을 은폐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순환 배치에 대해 한·미 간에 이견을 보였지만 어찌 됐건 전략무기 운용의 모호성을 남겨둠으로써 북한의 불안감을 자극하게 됐다”면서 “한·미 양국의 압박과 잇단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험에 실패해 초조한 김정은이 조만간 미사일 재발사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 정치지형 변화로 탈출구를 마련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당장 다음 달 미 대선을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추가 핵실험 등 ‘패키지 도발’ 등을 통해 추후 미국과의 군축 협상 등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20일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는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주체위성들을 더 많이 쏘아 올리며 광활한 우주정복을 위한 힘찬 진군을 다그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는 선언은 사실상 장거리 미사일의 연내 발사를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만간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다면 이 또한 ICBM 개발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며 “최근 분출실험 때 등장한 신형 엔진을 사용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