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北 앞에 두고 반환점 9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과 비무장지대(DMZ) 일원에서 열린 2016 평화통일마라톤 참가자들이 민간인출입통제선 내 반환점을 돌아 임진각으로 향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1만여명 참가… DMZ일대 달려
中관광객 유치해 관광상품으로

파주학생 400여명 진행 도움도
전통매듭 만들기 등 행사 ‘다양’

국내 최대 마라톤 동호인 축제인 평화통일마라톤(경기도·경기관광공사·문화일보 공동 주최·주관)이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9일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각과 비무장지대(DMZ) 통일로 일원에서 열렸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평화통일마라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민간인통제구역 안의 남북출입사무소(CIQ)까지 이어진 코스를 달려 마라톤 동호인들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다.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 이날 오전 9시 30분 시작을 알리는 미8군 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려 퍼지면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출발해 풀코스 (42.195㎞), 하프코스(21.0975㎞), 10㎞, 6㎞ 등 총 4개 부문에서 경쟁이 펼쳐졌다.

마라토너들과 함께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 양복완 경기도 행정2부지사, 이재홍 파주시장,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 제프리 A 브라이언 미8군 민사부장 대령, 그리고 다수의 경기도의회 의원 등이 참석했다. 특히 육군 장병 800명과 주한미군 장병 200여 명 등도 참가해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가을 들녘을 달렸다. 경기관광공사는 올해 평화통일마라톤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 중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했고 앞으로 평화통일마라톤이 국제적인 대회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올해에도 굿모닝아이텍㈜은 7년 연속 평화통일마라톤에 참가했고 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 현대건설 노동조합 등 마라톤 동호회 156곳에서 4000여 명이 출전했다. 나라사랑봉사회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500여 명의 회원과 가족이 출전, 친목과 화합을 다졌다.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현욱 씨의 사회로 진행된 제18회 평화통일마라톤 사전 행사는 미8군 군악대와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스 치어리더의 공연으로 달아올랐다. 페이스 페인팅, 캘리그래피, 전통 매듭 만들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곁들여졌다. 레이스를 마친 뒤 열린 시상식에선 푸짐한 경품이 주어졌으며, 인기가수 박현빈의 축하 공연이 이어져 마라토너와 가족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에 이어 파주시 지역의 문산고, 문산제일고, 세경고, 파주고, 문산여고, 금촌고, 문산수억고 학생 400명과 파주시 모범 운전자회 등이 자발적으로 진행을 도왔다.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은 “북핵 위기로 남북 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됐기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안고 분단의 현장을 달리는 평화통일마라톤의 취지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고 뜻깊게 느껴진다”며 “평화통일마라톤이 자신과 고독하게 싸우는 스포츠를 넘어 한반도를 이끄는 하나의 축제, 나아가 세계의 갈등과 분열 종식에도 기여하는 대화합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매년 평화통일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는 유해만(74) 씨는 올해엔 손녀 지수(13), 지민(8) 양과 함께 출전했다. 유 씨는 “내가 딱 손녀 나이였을 때 전쟁을 겪었고 이후 늘 북한을 미워하며 살았는데 시간이 흐르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며 “평화통일마라톤은 통일을 기원할 수 있기에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파주=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