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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집대성한 선집 출간

“서구의 켄 윌버나 테야르 드샤르댕보다 앞서 통합적 사유를 펼친 함석헌(사진)은 여전히 현재적 사상가다.”

시간이 갈수록 풍부하게 길어 올려지는 함석헌(1901∼1989)의 사상을 집대성한 ‘함석헌선집’(전 3권)이 한길사에서 나왔다. 함석헌은 성경과 장자·노자 등 동서양을 넘나들며 생명과 삶의 본질, 사회사상·윤리 등에 대해 말해왔다. 선집에는 그의 대표적인 글 94편과 시 11편을 모았다. ‘함석헌학회’와 한길사가 선생 탄생 115주년, 한길사 창립 40주년을 맞아 공동으로 기획했다.

지난 27일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학회 회장인 김영호 인하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함석헌이 강조한 원리 중 하나가 개체와 전체의 관계를 규정하는 전체주의 혹은 전체론(holism, wholism)이다. 프랑스의 고생물·지질학자이자 가톨릭 사제인 샤르댕이나 근래 각광받는 통합적 사상가인 윌버보다 앞서 함석헌이 이 같은 사상을 펼쳤다”고 말했다. 학회 초대회장을 지낸 사학자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이승만 정권부터 권위주의 시대를 지내며 행동하는 지성으로서 함석헌만 한 사람은 없었다”며 “2008년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자대회에서는 함석헌 사상을 소개하는 특별분과가 마련되기도 했는데, 그만큼 선생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상가로서 다시 읽고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인 윤영천 인하대 명예교수는 “함석헌의 글은 오래전에 쓰였지만 항상 현재적 의미로 빛난다. 고전의 반열에 해당하는 글이 많은 만큼 요즘 젊은이들이 읽을 필요가 있다”고 했고, 김민웅(정치학, 신학) 경희대 교수는 “함석헌의 시야는 우주적이고, 방법론은 과학적이며, 역사에 대한 직관에 뿌리박고 있다. 한 사람이 이 같은 우주적 인간학을 완성하기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다”고 평가했다.

한길사는 앞서 ‘함석헌전집’(전 20권)과 ‘함석헌저작집’(전 30권)을 냈는데, 이번 선집은 이를 저본으로 삼고 각 글이 최초 게재되었을 때의 원본과 대조해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김영호 교수는 오는 10월 13·20·27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가톨릭청년회관에서 ‘함석헌 사상으로 그려보는 새 문명의 청사진’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연다. 031-955-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