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暴신고 1~2월 月3269건서
3~4·9~10월 학기초엔 2배로

男학생들, 가출女학생 감금폭행
우울증에 수차례 자살시도 등
10代들 폭력 갈수록 잔혹해져

최근 한 중학생이 괴롭힘을 당하던 끝에 같은 반 학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교육 현장에서는 학교폭력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은 특히 새 학기가 시작되는 3∼4월과 9∼10월에 가장 빈발하는 것으로 분석돼 교육 당국과 학부모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모의 이혼으로 고모와 함께 살던 고등학생 A(16) 양은 지난 5월 집을 나온 뒤 이모(17) 군 등 또래 친구 5명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자유로운 생활도 잠시, A 양은 이내 가출 생활에 지쳐 집에 가고 싶어졌다. A 양은 이 군 등에게 ‘그만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작 악몽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 군 등은 A 양을 놓아주지 않고, 갖은 방법으로 집요하게 괴롭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A 양은 ‘배신자’ 취급을 당했다. 이들은 A 양에게 “집으로 돌아가면 가족들을 해코지하겠다”고 협박했다. A 양이 고모와 연락하는 것을 눈치채고는 서울 은평구의 한 야산으로 끌고 가 8시간가량 폭행하기까지 했다. A 양은 이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망칠 수 있었지만, 이후에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4차례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최근 사건을 접수한 서울 서부경찰서는 상해와 감금, 공갈 혐의 등으로 이모 군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지난 26일 같은 반 친구 B(15) 군을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중학생 C(15) 군을 붙잡았다. 조사 결과 C 군은 평소 B 군에게 괴롭힘을 당해왔으며 이날도 화장실로 불려가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B 군은 한때 중태였으나, 수술을 받고 상태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3∼4월과 9∼10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2015년 1∼2월까지 2개월 동안 접수된 117 학교폭력 신고는 월평균 3269.5건이었다. 반면, 1학기가 시작하는 3∼4월에는 월평균 7799.0건으로 치솟았고, 2학기에 들어가는 9∼10월도 평균 6338.0건을 기록했다. 이처럼 새 학기마다 학교폭력에 따른 부작용이 잇따르자 경찰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찰은 9∼10월 두 달 동안을 ‘학교폭력 집중 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예방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교육 당국과의 상설협의체를 활용해 학교 및 학부모 등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맞춤형 예방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취약시간 순찰 활동 등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병철·김수민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