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12억 편성키로 ‘고용평등 사각지대’ 보완

정부가 5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Affirmative Action)의 사각지대에 놓인 500인 미만 사업장에 컨설팅을 제공, 일·가정 양립과 남녀 고용 평등 문화를 중소기업에도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종철 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 과장은 28일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일수록 남녀 고용 평등이 열악한 것이 일반적인데, 중소기업의 고용 환경을 감시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며 “내년부터 12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중소 사업장에 대해 일·가정양립 컨설팅 신규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A제도는 직장 내 성차별을 없애고, 일·가정양립이 가능한 직장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로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됐다. 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과 전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 사업장의 남녀 근로자 현황과 관리자의 남녀 비율을 분석한 뒤 30개 산업 부문의 여성 고용률과 여성 관리자 평균 비율을 산정해 평균치의 70%에 미달하는 사업장에 대해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도록 지도한다. 내년 2월부터는 이행 부진 사업장 명단이 공표될 예정이다.

AA제도가 시행된 이후 의무적용대상 사업장의 여성 근로자와 여성 관리자 고용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1년 34.87%였던 여성 고용비율은 2015년 37.41%로 늘었다. 여성 관리자 고용비율도 2011년 16.09%에서 2015년 19.37%로 높아졌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따르지 않는 기업의 경우,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어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도 남아 있다. 현재 정부가 명단을 공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명단공표 대상은 3회 연속해 여성고용 기준율이 산업별·규모별 평균의 70%에 미달하는 사업장으로, 이행실적을 제출한 뒤 이행 촉구를 받고도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포함된다.

AA조치 의무 대상 사업장이 아닌 500인 미만 사업장은 남녀 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의 사각지대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해 초 결혼과 동시에 퇴사를 종용해 논란이 된 주류업체 금복주의 경우 직원이 200여 명에 불과해 AA제도 조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