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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 어떻게

국내 은행들이 해외 진출의 ‘롤 모델’로 꼽는 사례 중 하나는 일본이다. 일본은 1990년대 초부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은행 역시 10여 년간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뒤늦은 구조조정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수수료 수익 증대, 해외영업 확대 등으로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다.

특히 2005년 이후 해외영업이 크게 확대되면서 해외 수익이 전체 수익 상승을 견인했다. 2010년 유럽계 은행들이 유럽 재정위기로 아시아 지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하자 일본 은행들은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늘려갔다. 외화예금도 증가했다.

금융연구원의 ‘저성장기 국내 은행 경영전략- 일본 은행의 경험에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UFJ(사진)의 2014년 외화예금 비중은 23%를 넘어섰고, 미즈호 금융그룹 등 3대 메가뱅크 또한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3대 메가뱅크의 경우 해외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2014년 25~30%를 기록했다.

이 보고서는 “국내 은행들은 외화 자금 조달 어려움 등으로 해외영업을 확대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2000년대 이후 국제화에 성공한 일본과 호주의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이 해외 금융기관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화예금 기반 및 해외 네트워크를 대규모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NZ는 2004년 뉴질랜드 진출 당시 뉴질랜드 국립은행을 인수해 뉴질랜드 달러 예금액을 2배가량 증가시켰으며, 확보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12년까지 뉴질랜드 달러 예금을 연 평균 5.1% 증가시켰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해외 진출이 성과를 보인 데에는 일본이 좋은 자본력으로 외화예금을 이용해 해외 글로벌 은행 인수 등에 혜택을 준 영향도 있다”며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은 자국 기업의 글로벌화 수준과 함께 가기 때문에 기업의 해외 진출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