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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씹고 말하기 불편한 환자 대상
얼굴 비대칭·턱뼈 발육이상 등 교정

신경 손상 방지를 위한 검사는 필수
수술후 교합을 조절하는 기간 길어

부종·감각이상 등 후유증도 있지만
대부분 6∼12개월 사이에 회복돼

얼굴의 비대칭이 심하거나 턱뼈 발육에 이상이 있을 경우 시행하는 양악 수술(악교정 수술)은 턱과 안면부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 연예인들의 양악 수술 전후 외모 변화가 알려지면서 ‘양악수술=예뻐지는 수술’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양악 수술은 단지 외모의 개선이 아닌 안면 골격계 이상으로 저하된 구강기능 회복이 꼭 필요한 환자에게 시행하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최근 미용적 측면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서울 강남의 일부 성형외과 등에서 수술을 받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위험한 수술이라는 인식도 생겨나고 있다. 권용대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20일 “양악 수술이 교정 치료보다는 미용적 측면이 강조되다 보니 위험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부정교합 등 구강기능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혜택이 많고 수술법도 시스템만 잘 갖추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 미용보다는 교정 치료가 ‘우선’= 양악 수술은 턱의 위치나 모양을 변형시키는 수술이다. 구체적으로는 위턱인 상악(上顎)과 아래턱인 하악(下顎)을 함께 수술하는 것을 양악(兩顎) 수술이라 부른다. 양악 수술 방법은 상악과 하악의 뼈를 잘라서 2개로 분리한 다음, 정상 교합에 맞게 상악과 하악 뼈를 이동시키고, 이동된 뼈를 고정하는 방법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권용대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가 진료실에서 3D 시뮬레이션을 마친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양악 수술은 얼굴의 비대칭이 심하거나 턱뼈 발육에 이상이 있어 음식을 씹고 섭취하는 데 불편을 겪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턱뼈나 치아의 불규칙성을 바로잡음으로써 씹거나 말하거나 숨을 쉬는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수술 후 비대칭적이었던 얼굴이 개선되고, 돌출된 아래턱뼈가 들어가면서 외모 개선 효과도 가져온다. 중요한 것은 양악 수술은 구강 기능 회복과 사회·심리적 기능 회복이 목적이지, 단순히 외모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양악 수술은 턱뼈의 위치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수술 전후 교정치료를 동반한다. 교정과 구강악안면외과 의사의 협의에 따라 수술 및 치료단계가 결정된다. 턱뼈는 음식을 씹고 섭취하며,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과 관련이 크기 때문에 치료 전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일반적인 수술과 달리 준비 단계부터 수술 후 교합을 조절하기까지 기간이 길고,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악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는 △교정만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부정교합 △위·아래턱 골격의 부조화가 심해 씹거나 발음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경우 △심한 안면 비대칭을 가진 환자 △심한 수면 무호흡 환자 등이다.

◇ 어렵지만, 위험한 수술은 아냐 = 양악 수술은 위험한 수술이라는 인식 확산과 관련, 권 교수는 “수술 자체가 생사를 결정하는 위험한 수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려운 수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악안면부는 해부학적으로 구조가 복잡해 반드시 이 분야 전문의에게 양악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응급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수술 경험이 많으며,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 마취전문의 간의 협진체계가 잘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학병원이 더 안전하게 평가받는 이유다. 또 대학병원들은 영리 목적보다는 치료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무리한 수술계획으로 인한 부작용과 후유증도 적은 편이다.

권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정교한 수술을 위해 3차원 영상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석고 모형과 2차원 평면 엑스레이를 사용하다 보니 턱의 모양을 정확히 알기 어렵고, 입체적 관점에서의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의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단점은 3D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를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해 모의수술을 먼저 시행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이 방법은 실제 수술 과정에서 이동할 턱뼈의 부위를 정확히 인식하고 수술에 반영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권 교수는 “3차원 영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 후 턱과 얼굴의 모양을 예측할 수 있고, 수술 과정이나 수술 후 모습을 환자가 충분히 이해함으로써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이 원활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같은 과의 이정우 교수는 ‘두경부 재건을 위한 가상수술계획 시스템’을 개발,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당 시스템은 구강암 또는 두경부 암 제거나 턱·얼굴 재건 수술 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수술하는 방법이다.

◇ 수술 전 다양한 검사와 분석 필수 = 양악 수술의 치료 과정은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수술 전 교정치료다. 교정치료 계획을 세울 때 수술의 방법, 턱뼈의 이동 정도를 미리 계산해 수술 후 안정된 교합이 되도록 준비하는 단계다. 수술에 적합한 위치로 치아를 이동시키는 과정이며 약 6∼18개월이 소요된다. 두 번째 단계로 양악 수술이 이뤄진다. 수술 후에는 5∼7일가량 입원하고, 큰 불편함이 없다면 퇴원한 직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수술 후 약 2∼4주 정도 지나면 부기가 빠지면서 턱과 얼굴의 모양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수술 부위가 아물 때까지 교정치료는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마지막으로 수술 후 교정치료다. 수술로 변화된 턱과 얼굴의 모습을 확인하고 이를 유지하면서 교합(이의 맞물림)을 정밀하게 맞추는 단계로 약 6개월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 이 과정을 소홀히 하면 재발이나 후유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얼굴에는 각종 신경조직과 혈관이 있어 수술 중 손상이 있으면 후유증을 남긴다. 양악 수술의 대표적인 후유증은 ‘부종’으로, 수술 후 초기에는 많은 환자에게서 나타나지만 적절한 처치와 약물로 개선할 수 있다. 또 다른 후유증은 ‘신경 손상’으로 인한 감각 이상이다.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술 전 다양한 검사와 정확한 분석이 필수인데, 대부분 6∼12개월 사이에 회복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