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에 폭염 뒤 폭우 이어져
작황 안좋아 김치 생산 비상

불볕더위와 태풍 영향으로 배추값이 급등하면서 김치 등 관련 상품 생산 및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장김치 생산업체들은 물론 배추김치를 내놓는 식당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포장김치 시장의 약 60%를 점유 중인 대상 종가집의 경우 김치 생산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폭염과 갑작스러운 폭우 여파로 현지 작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으며 생산량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추값도 급등하고 있다. 이날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주요 신선식품의 가격동향에 따르면 배추값은 8월 기준 포기당 5303원으로 전월 대비 63.7%, 전년 대비 84.5%나 올랐다.

배추 가격이 오르며 포장김치 생산업체들은 배추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생산업체들은 사전에 배추 농가와 계약을 체결해 일괄 매입을 하지만 값이 급등하면서 계약가격에 배추를 넘기지 않겠다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종가집 관계자는 “가격이 오를 경우 사전 계약가보다 더 비싼 값을 쳐주며 배추를 사오고 있지만 올해는 생산량도 많이 감소해 수요 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최대한 물량 확보를 통해 시장 수요에 맞추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포장김치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해 “김치는 국민 정서상 재료값이 뛰었다고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치를 내놓아야 하는 외식업체도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다수 식당은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 등 대체품으로 전환해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원가 비중이 식사 가격의 45%에 육박하는 외식업체에서 원가 상승은 얼마 되지 않는 이윤을 압박하게 된다”며 “특히 한정식집의 경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영향에 배추값 폭등까지 겹쳐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우·최재규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