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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에 무너진 남북군사균형
美 신고립주의 리스크도 가중
韓美동맹속 자주적 전략 필요

‘北核 대응’ 최우선 정책 설정
기술·예산, 防産육성 집중투입
최악상황 시나리오 대비해야

북한의 5차 핵실험 성공으로 한반도 군사균형이 흔들리면서 대한민국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특히 북한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 제고와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외교·안보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새로운 안보위기 국면에 대응하기 위해 건국 이후 68년간 사실상 미국에 의존해온 안보정책에서 벗어나 자기주도적인 ‘신(新)자주국방’ 정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한반도선진화재단과 사단법인 아침, 새누리당의 김성찬·김한표 의원 공동주최로 ‘안보 긴급진단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민족 공멸의 위기가 조성된 만큼 국가 및 국방의 모든 업무 중점과 조직 예산을 핵 대비를 중심으로 재정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는 북한의 핵무장이 앞으로 수년 뒤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결과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열렸다. 하지만 북한의 반복된 핵실험으로 한국 사회에서는 안보 불감증이 만연하면서 이 같은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접 중동국가들의 군사위협에 노출돼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 군사적 위협 요소에 대한 선제 타격을 실행했고 핵 위협에 대해서는 ‘예방 타격론’까지 검토되는 등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 태세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의 경우 북한의 핵무기 실전배치가 기정사실로 임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대북 제재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체제도 거의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는 북한의 핵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용 무기체계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 주장을 펴는 세력을 효과적으로 설득해 나가는 정치력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6·25 전쟁 이후 최대의 안보위기를 맞아 동북아 외교·안보 균형의 핵심 축인 한·미동맹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하면서 새로운 자주국방 정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미국의 핵우산 억제전략을 적극 활용하되 재래식 군사전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비대칭 전력 확보의 비상계획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동북아 정세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충돌 경쟁, 러시아와 일본의 개입 방향에 따른 가변적 요소가 많은 만큼 자주국방을 진보와 보수, 당파와 당리를 초월한 최우선 정책으로 삼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생존이 위태롭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김영우 국방위원회 위원장 주최로 ‘한반도 정세 이대로 좋은가-핵무장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토론회도 열렸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발제문에서 “우리는 북한 핵의 현실과 북한의 전략을 모르고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만드는 이유는 자신들의 국가 대전략인 한반도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제교·박정경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