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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여 년 수도 서울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중구에는 역사와 문화에 근거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풍부한 곳입니다. 높은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묻혀 있던 도심의 ‘보물’을 하나씩 끄집어내서 관광가치를 창출해내자는 게 ‘1동 1명소 사업’의 목적이지요.”

민선 6기 후반기의 목표를 중구의 역사 문화적 가치 재창조에 맞춘 최창식(사진) 서울 중구청장. 그는 1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77%가 다녀가는 관광의 중심지인데도 대부분 쇼핑 목적에다 명동 등 도심에만 편중되고 있다”며 “경제, 외교 등 외부 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 같은 관광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구청장은 “1동 1명소 사업 대상지가 대부분 서울시와 정부 소유의 토지여서 구청 지분이 하나도 없고, 구 재정도 악화되는 상황에서 핸디캡을 안고 추진되는 셈이어서 계획대로 사업을 풀어가는 게 만만치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소유주들을 일일이 설득해 민간 참여와 투자를 끌어내면서 동시에 정부나 서울시의 협조를 얻어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SNS와 현장 투어 등을 통해 구민과의 소통 및 스킨십 강화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구청에선 행정지원만 하고, 주민 스스로 협의체를 구성해 주차, 쓰레기 등 소위 ‘골목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믿음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민선 5기 때 처음 계획했던 일들이 6기 중반쯤에 접어들면서 점차 틀을 갖춰나가고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최 구청장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책 중의 하나가 ‘기초질서 확립’이다. 위조상품(짝퉁) 단속 전담반을 만들어 길거리 판매행위를 근절하다시피 한 것이나 질서를 어지럽히는 노점을 강력하게 단속한 것도 도심에 만연한 무질서·무법행위를 바로잡겠다는 그의 의지를 보여준다. 노점 운영권의 매매·임대와 관련한 불법을 없애기 위해 노점 주인이 실명을 등록한 뒤 도로 점용료를 내면 영업을 허가해주는 ‘노점 실명제’를 시행한 것도 중구청이 처음이다.

최 구청장은 “도시의 변화와 창조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남은 임기 동안 벌여놓은 사업들을 안정화시키고, 지속 가능하도록 토대를 닦아 놓는 게 최대의 목표”라고 밝혔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