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학년 2018명 의식 조사
열감·입맛저하 등 영향 끼쳐

비염을 앓고 있거나 입맛 저하 또는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지 최신호(제33권 제2호) ‘우리나라 청소년의 신체적 건강상태가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장혜정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논문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생 2018명을 대상으로 신체적 건강과 자살 생각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논문은 우울척도 항목 가운데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항목에서 ‘매우 그렇다’와 ‘그런 편이다’로 답한 학생을 자살 생각이 있는 청소년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질병의 종류 중 비염이 있는 경우 자살 생각 위험도가 비염이 없는 학생보다 1.5배 높았다. 신체 증상 가운데는 열감(얼굴이나 머리 등으로 피가 올라오며 몸에 열이 나는 느낌)이 있을 때 자살 생각 위험도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2.21배 높았다. 이어 입맛 저하(1.8배), 메스꺼움(1.71배), 공부 시 복통(1.61배), 수면장애(1.59배)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질병의 수가 1개씩 증가할 때마다 자살 생각 위험도 1.24배씩 증가했다.

특히, 비염은 기존 연구에서도 질병 특성상 충동성과 과잉행동 유발로 수면을 어렵게 해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 교수는 이같은 문제를 ‘극복력’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했다. 부정적인 상황에서 극복력이 약하면 우울·불안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강하게 경험하게 되고 이것이 신체 증상으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청소년기의 신체적 건강관리를 통해 부정적인 심리적, 정서적 문제가 성인까지 지속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며 “특히 비염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신체적 발달, 학업, 교우관계 등에 있어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줄 관리체계 및 교육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