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박수 치는 정상들 동남아시아 각국 지도자들이 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28회와 29회 아세안 정상회의 및 관련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교장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 분냥 보라치트 라오스 대통령,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훈센 캄보디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엔티안에선 이날부터 사흘 동안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열린다. 연합뉴스

남중국해 분쟁에 협조 필요
성명에 ‘중재안’거론 안할듯
“중국의 외교전 승리” 평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남중국해 갈등 해소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7일 중국 관영 인터넷매체인 환추왕(環球網)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 6일 오후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도착했으며 중국·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한국·미국·중국 등 총 18개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할 예정이다. 리 총리는 방문 기간 중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를 만나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의 협력 등 양국 현안도 논의한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는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맞선 남중국해 영유권 사태에 대해 캄보디아와 함께 중국의 편을 들어왔기 때문에 리 총리로서는 이번 라오스 방문이 매우 중요하다.

리 총리의 이번 라오스 방문이 주목을 받는 것도 남중국해 문제 때문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 7월 남중국해 영유권 관련 중재재판에서 중국이 필리핀에 패소한 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처음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중재재판 판결을 거론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에서 중국이 매립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성명 초안에는 “항행·비행의 자유”를 언급하는 내용은 반영됐으나 남중국해 중재재판 판결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방콕포스트는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 남중국해 중재재판 결정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중국의 외교적 승리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등은 지난달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배척한 중재재판 판결을 성명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친중국 성향의 캄보디아 등이 반대해 반영되지 않았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