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증진전략보고서’ 의미

북한 국외 노동자 강제노동 문제를 다룬 미국 국무부의 ‘인권증진전략보고서’는 각국에서 파견된 북한 노동자가 벌어들인 자금이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 국무부가 지난 주말 미 상·하원 외교위원회에 공식 제출한 것으로 확인된 전략보고서에는 탈북자 강제송환 국가로 중국 및 라오스 등 동남아 국가가, 북한 노동자 체류 국가로 중국, 러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폴란드, 몰타, 아랍에미리트(UAE) 등 20여 개국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미 정부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중국과 러시아 등과 북한 노동자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전략 및 언론을 통한 공공외교 캠페인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북한 인권유린 실태에 관한 정기적인 브리핑과 대책을 요구해 북한 인권 유린을 방조해온 관련 국가들을 압박할 예정이다.

국무부는 특히 인권증진전략보고서가 이들 국가에서 북한으로의 자금 유입을 차단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 노동자들이 강제 노동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가 북한 노동당으로 흘러들어가 김정은 통치 체제를 공고히 하고 미사일 및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쓰인다고 보고 있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 7월 6일 의회에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나열한 인권보고서를 제출했고, 재무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포함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에 대한 제재명단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에 대한 제재가 미사일·핵 개발과 별개로 인권 유린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히면서도 “장기적으로 핵 제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에 의회에 제출된 인권증진전략보고서 역시 김 위원장 제재와 마찬가지로 장기적으로 북한의 핵무장을 막는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대북제재법은 인권증진전략보고서와 함께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보고서도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제출 기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국무부가 서두르지는 않는 것으로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