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인터뷰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설 준비를 하는 주형환 장관.

영화·드라마로 스트레스 풀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평소 좌우명이 있느냐’는 질문에 ‘꽃방석과 완전 연소’론을 꺼냈다. “어느 자리를 가든 그 자리를 꽃방석이라 인식하고, 완전 연소하겠다는 자세로 일하는 것을 나름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그가 가진 업무에 대한 집중도와 애착을 대변하는 말 같았다.

그는 기획재정부 내에서 거시정책, 국내금융, 대외경제 등 주요분야를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은행제도과장 재임 시절에는 은행 소유구조 개편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공적자금 투입은행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주도했다. 이후 대외경제국장으로 일하면서 현재 기재부의 주요 정책 회의 중 하나인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활성화했다. 국제기구 근무 경험도 많은데, 미주개발은행(IDB)에서 근무할 당시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당시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 총재의 총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적극적인 업무스타일로 실무를 담당할 시기에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 상사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후배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본인의 높은 업무능력을 기준으로 삼아 후배들 사이에선 “모시기 힘든 상사”라는 평도 들었다.

하지만 장관 취임 이후 직원들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자주 보여 내부에서는 “소프트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 없던 임명장 수여식을 열어 승진한 직원들을 일일이 격려하는 한편, 해당 직원 가족들에게는 그간의 헌신에 대한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주 장관은 ‘스트레스 해소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영화와 드라마 보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의 ‘일중독’ 스타일로 봐선 의외의 답이었다. 가장 최근에 아들과 함께 관람한 영화는 ‘미 비포 유(Me Before You)’. 그는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고 평했다. 그는 “인기 드라마도 대체로 섭렵하는 편”이라며 “세태를 담고 있어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끝으로 “내가 사는 세상보다 우리 자녀들이 살기에 삶의 기회나 질이 훨씬 좋은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부인 이은영(50) 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1961년 서울 출생 △덕수상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박사 △행정고시 26회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대통령 비서실 경제금융 비서관 △기재부 1차관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