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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부채 관리방안’ 문제점

신용대출·비주택담보대출에
분할상환 유도·담보평가관리

제2금융권·상호금융권 대상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미적용
집단대출 보증건수 줄이기로

관리강화에 그쳐 ‘맹탕’ 비판

이미지 크게보기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정부가 25일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가계부채 대책을 내놨지만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인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제2금융권) 가계대출과 아파트 집단대출의 증가세를 억제할 ‘특단 대책’은 쏙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해 당초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한 은행권의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다가 ‘분할상환 유도’ 등으로 후퇴한 것이나,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지난 7월 이미 내놓은 보증 제한 제도를 개선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같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을 경우 경기 부양 기조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13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줄일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는 역부족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은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가계부채 현황 및 관리 방안’을 확정했다. 방안에 따르면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의 토지·상가 등 비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해 분할상환 유도, 담보평가 관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 2월부터 은행권 여신 심사 강화 방안이 시행된 이후 ‘풍선 효과’로 제2금융권, 특히 농협·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급증한 가계부채에 대해 여신 심사 강화 방안을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이번 방안에서는 제외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올해 분양시장 활황으로 급증하고 있는 아파트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에 대해서는 주택 인허가를 줄여 공급 물량을 축소하는 한편 집단대출에 대한 보증 건수를 줄여 수요를 감소시키는 대책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집단대출과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해 알맹이 있는 대책은 없고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정도의 ‘땜질식 처방’으로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것은 총량 때문이 아니라 경기 침체 지속에 따른 소득 악화와 맞물렸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집단대출 보증제도 개선이나 부동산 공급을 줄이는 식의 ‘규제 일변도’ 대책은 가계부채의 질이 아닌 총량만 손보는 대책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문제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면 통화당국은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 닥쳐도 할 수 없게 된다”면서 “소득 증가 방안 없이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 대책은 오히려 제2금융권 대출이 증가하는 풍선 효과를 더욱 강화해 부채의 질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충남·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