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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체 인증 기술

적외선 촬영으로 패턴 분석
오른눈·왼눈까지 다른 홍채
지문보다 보안성 훨씬 탁월

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모바일 뱅킹에 홍채인증 적용
美 씨티銀은 심전도인식 추진

세계시장 年 25.3%씩 급성장
2024년엔 약 17조원 달할 듯

“기계와 눈맞춤 하세요.” “쳐다보면 지급됩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출시하면서 홍채 인식 기술이 대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공상과학 영화에서 미래의 주요 보안시설 출입문에나 부착될 법한 홍채 인식 시스템이 손안의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금융업계에서도 홍채 인식 등 생체 정보를 활용한 보안 기술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어 ‘몸이 열쇠’인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홍채 인식 기술은 패턴 인식 기술 가운데 하나다. 패턴 인식 기술은 기계 장치가 특정 대상을 인식하는 문제를 다루는 인지과학과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특정한 패턴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갤럭시노트7의 홍채 인식 어떻게 이뤄지나 = 홍채는 동공 주위 조직으로, 수축과 이완을 통해 동공 크기를 조절,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홍채는 어릴 때 형성돼 실명되지 않으면 평생 변하지 않는다. 쌍둥이는 물론, 같은 사람의 좌우 눈의 홍채도 다르다.

이미지 크게보기 홍채는 사람마다 다를 뿐 아니라 한 사람의 오른쪽 눈과 왼쪽 눈에서도 다르다. 삼성뉴스룸 사이트 캡처

홍채 정보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적외선(IR)을 눈에 비춰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갤럭시노트7은 전면 상단에 IR 발광다이오드(LED)와 홍채 카메라를 탑재했다. 우선 카메라와 IR LED를 통해 사용자 눈을 촬영하고 눈꺼풀과 홍채, 동공을 구분해 홍채 영역만 골라낸다. 이후 눈썹 같은 이물질 영상을 제거하고 해당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바꿔 암호화한 뒤 사용자가 등록한 정보와 비교해 인증하는 방식이다. 갤럭시노트7에 등록할 수 있는 홍채 정보는 1명으로 한정돼 있다.

◇얼굴·정맥은 물론 걸음걸이도…몸이 ‘열쇠’= 생체 인식 기술은 크게 신체적 특징과 행동적 특성을 이용한 것으로 나뉜다. 신체적 특징을 이용한 기술로는 홍채 인식을 비롯해 얼굴 인식, 지문 인식, 정맥 인식 기술 등이 있다.

얼굴 인식 기술은 카메라로 얼굴 영상을 찍어 분석한 뒤 사용자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기계와 접촉하지 않아 사용자들의 거부감이 없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주변 밝기에 민감한 데다 성형수술이나 노화로 인한 얼굴 변형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지문 인식 기술은 오류는 적지만, 지문이 손상된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정맥 인식 기술은 손가락이나 손등 혈관의 적외선 영상을 분석해 사용자가 동일인인지 확인한다. 인체 내부에 있어 화상이나 노화로 인한 변형이 적고 복제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행동적 특성을 이용한 것은 음성이나 서명, 걸음걸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걸음걸이는 다른 인식 기술보다 먼 거리에서 등록할 수 있지만, 인식 시스템을 소형화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체 인식 기술 주목 이유는 ‘보안’= 생체 인식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생체 정보가 보편성과 유일성, 불변성, 편의성을 갖기 때문이다. 지문은 형상적 특징이 사람마다 다르고 인식 센서 자체가 소형화돼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홍채나 정맥은 다른 사람으로 오해해 오류가 나는 ‘타인수락률’이 지문에 비해 현저히 낮아 보안성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적으로 인터넷 기기 이용자들의 보안성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생체 정보 인식 기술 활성화에 바탕이 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설문조사 결과 모바일 사용자의 75%가 카드 정보 유출이 의심돼 스마트폰 쇼핑을 기피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사용자의 59%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높은 보안성이 모바일 결제 시장 확대에 선결 조건이란 것이다.

◇금융, 생체 인식 서비스 도입 경쟁 = 금융업계는 최근 지문은 물론, 정맥, 얼굴, 홍채를 인증에 활용하는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롯데카드·하나카드 등은 삼성페이 등 생체 인증 기술이 적용된 간편 결제 플랫폼을 통해 카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씨티은행과 새마을금고 등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홍채 인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은 갤럭시노트7의 홍채 인식 기능을 이용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19일부터 시작했다. 쿠팡·11번가·네이버페이·페이코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간편 결제 인증을 위해 지문 인증을 도입했다.

미국 씨티그룹은 음성 인식, 마스터카드는 스마트밴드를 활용한 심전도 인식을 테스트 중이다. 웰스파고는 안구 인식과 여러 생체 정보를 융합해 인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팬포스트뱅크, 메가뱅크 등 일본 은행들은 ATM 이용 시 손가락 및 손바닥 정맥으로 인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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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정보 인식 기술은 출입국 관리, 환자 정보 등을 위한 의료 복지 분야, 범죄자 식별이나 전자주민등록증 등 공공 분야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체 인식 기술 시장, 2024년에 149억 달러 =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랙티카는 2015년 20억 달러(약 2조2354억 원) 규모인 세계 생체 인식 시장이 매년 25.3%씩 성장해 2024년에는 14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10년 동안 금융·헬스케어·정부 부문이 생체 인식 시장의 주요 산업 시장으로 떠오르고, 지문·홍채·음성 인식이 생체 인식 가운데 가장 큰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AMI(Acuity Market Intelligence)는 모바일 생체 인식 기술이 2020년 48억 대의 스마트모바일 디바이스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홍채와 지문 인식 시스템을 중심으로 생체 인식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생체 인식 제품 매출액은 1867억 원 규모인데 이는 2013년 1724억 원 대비 8.3%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국내 생체 인식 기술 시장이 연평균 9.2%씩 성장해 2018년에는 4147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체 인식 기술 가운데는 홍채 인식 시스템 매출이 연평균 94.7%씩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는 슈프리마, 유니온커뮤니티, 니트젠앤컴퍼티 등 40여 개 생체 인식 시스템 전문기업이 활동 중이고, 주요 3개 기업 매출 합계가 7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에서는 구글이 실행 중인 ‘아바쿠스(Abacus)’ 프로젝트 등이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을 통해 이용자의 자판 입력 패턴, 걸음걸이 속도 등의 행동 특징을 분석한다. 구글은 올해 안에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에서 아바쿠스를 공개하고, 금융사와도 테스트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체 인식 기술을 활용한 로그인 솔루션인 ‘윈도 헬로’를 웹 전반에 구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